"돈 없어서 아파도 그냥 참는다"

의료사각지대에 놓인 광주.전남 빈곤층들이 진료비 부담 때문에 병원에 가지 못하고 보건소를 이용하거나 아예 질병을 방치하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시민단체 참여자치21이 발표한 광주.전남 의료사각지대 실태보고서에 따르면 2004년 차상위 의료급여 2종 대상자 가운데 만성질환자 1인당 연간 진료 횟수는 광주가 27.24회, 전남이 25.81회로 16개 시.도 가운데 14위와 15위를 차지했다. 이는 가장 많은 울산(54.78회)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전국 평균은 35.99회, 가장 적은 경북은 23.00회였다. 정부는 의료급여 혜택을 받지 못하는 차상위 계층 가운데 희귀 난치성 질환자(1종)와 만성질환자(2종), 12세 미만 아동 질환자(2종)에게는 혜택을 주고 있지만 2종해당자는 일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차상위 의료급여 2종 대상자들의 진료 횟수가 적은 것은 이들이 국가에서 지원받는 것 외의 본인 부담금이 없어서 병원에 가지 못한 탓으로 보인다. 의료급여환자의 26.5%가 진료비 부담이 덜한 보건소를 이용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건강보험 적용대상자들의 보건소 이용률은 8.8%에 그치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의료급여환자 중 의료비를 내지 못한 채무자도 늘고 있어서 전남대병원의 경우 의료급여환자 채무건수가 2000년 15건이던 것이 2004년에는 80건으로 늘었으며 지난해에는 상반기에만 54건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채무액도 15만8천원으로 전국 10개 국립대 병원 중 서울대병원(52만8천원)과 경상대병원(28만1천원) 다음으로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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