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D 투자, 수익률 눈높이 낮췄어요"

자산가들 올들어 신한銀 72% 등 '저수익 안정형' 비중 급증
3개 시중은행 분석


금융시장이 유럽발 악재로 요동치면서 주가연계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자산가들이 기대수익률의 눈높이를 낮추는 대신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시켜 포트폴리오를 리모델링하고 있다. 18일 서울경제신문이 올해 주가지수연동예금(ELD) 판매 실적이 좋았던 국민ㆍ신한ㆍ하나은행 등 3개 시중은행의 ELD 고객 투자전략을 분석한 결과 증시 상승기에는 주로 연간 두자릿수 수익률의 고수익형 상품에 베팅하던 자산가들이 최근에는 '저수익 안정형 상품'으로 투자방향을 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의 경우 ELD 판매액 가운데 '고수익상승형'과 '상승형' 상품의 판매액 비중이 지난해 1~4월에는 93%였으나 올 1~4월에는 18%로 급락했다. 반면 '안정형 ELD' 상품의 비중은 같은 기간 6%에서 72%로 급증했다. 하나은행의 경우도 ELD 판매액 중 고수익형 상품인 '적극형'의 비중이 지난해 1~4월에는 44.6%였으나 올 1~4월에는 26.2%로 낮아졌다. 하나은행 ELD 고객들은 올 들어 적극형 상품보다 보수적인 수익률을 제시하는 '디지털형(38.4%)ㆍ안정형(1~4월 비중 16.8%)ㆍ안정투자형(17.4%)' 등의 상품으로 갈아탄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사정은 국민은행도 마찬가지다. 이 은행이 판매한 ELD 가운데 가장 고수익을 추구하는 '상승수익추구형'의 판매액 비중은 지난해 1~4월에는 42.4%였으나 올 1~4월에는 37.4%로 감소했다. 이 은행 ELD 고객들은 이보다 낮은 목표수익률을 제시하는 대신 보다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한 '안정수익추구형' 등으로 갈아탔다. 이들은 아예 지난해에는 팔리지도 않았던 '하락낙아웃형'을 선택하기도 했다. ELD 투자자들의 이 같은 선택은 이달 들어서도 지속된다는 게 해당 은행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박동규 하나은행 아시아선수촌 골드클럽 프라이빗뱅킹(PB)팀장은 "금융시장 불안이 재연되면서 ELD 투자자들도 주가지수 전망을 다소 보수적으로 잡고 목표 수익률도 연간 5%선 이상 수준으로 낮춰 잡는 것 같다"고 전했다. 주가지수연계펀드(ELF)에 함께 투자하는 자산가들도 늘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 4월 말까지 공모형 ELF 판매액이 총 1,799억원에 달했을 정도다. 이 은행이 최근 사모 형식으로 소수의 VIP에게 판매하는 PB전용 ELF의 경우 고객 수요조사가 시작되면 거의 당일에 상품이 매진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상헌 PB팀장은 "원금 손실을 봐서는 안 되는 종잣돈은 다소 수익률은 낮더라도 원금보장형 상품인 ELD에 투자하고 남은 여유자금은 통상 연 10%대의 수익률을 목표로 ELF에 집어넣으려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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