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쇠고기 사실상 수입재개 허용키로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재개를 사실상 허용키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림부는 14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정부와 생산자 단체, 소비자 단체, 수의과.의과 교수 등이 참여하는 가축방역협의회를 열어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여부를 논의했다. 당초 이날 가축방역협의회에서 수입을 재개하는 쪽으로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됐으나 한우협회 등 생산자단체에서 거세게 반발하면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농림부는 그러나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내려진만큼 세계무역기구(WTO) 홍콩 각료회의에 참석 중인 박홍수 농림부 장관이 귀국하는대로 최종 결정을 내리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축방역협의회에 참석한 한 위원은 "(수입재개 결정을) 연기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박 장관이 홍콩에서 돌아오면 최종 결론을 내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가축방역협의회는 의사결정기구가 아니라 자문기구로, 여기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면 농림부 장관이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된다. 정부는 더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막기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미국산 쇠고기수입재개 방침을 공식 발표할 것이 확실시된다. 박 장관은 오는 19일 귀국할 예정이다. 따라서 정부는 빠르면 다음주 중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방침을 공식 발표하고 수입재개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인 수입조건에 대한 양국간 협상과 수입위생 조건 개정 고시, 수입허용도축장 지정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빠르면 내년 상반기 중 시판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우협회, 낙농육우협회 등 생산자 단체들은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되지않았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광우병이 발생한 일본과 광우병청정국가인 우리나라는 여건이 다르다"며 "일본과 같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할 경우 2007년 이후에야 음식점 식육 원산지 표시제가 도입될 예정인 우리나라 여건상 한우와 미국산 쇠고기의 명확한 구분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농연은 또 "미국 내부에서조차도 자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안전 여부에 대해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 이후 국내 축산업 전반에 심각한 타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농림부는 이날 오후 2시30분에 가축방역협의회 결과를 브리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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