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이 동북아 3국 중 일본을 제외한 우리나라와 중국 방문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교 소식통은 27일 "케리 장관이 다음달 중하순께 한국과 중국을 방문하기 위해 일정을 잡고 있다"며 "외교 현안이 많아 날짜를 구체적으로 정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밝혀다.
케리 장관은 우리나라를 방문해 북한의 최근 대화 공세와 북핵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중국에서는 중일 간 영토 분쟁 등의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에도 오는 4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주요국과의 현안을 사전 조율하기 위한 포석도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케리 장관의 이번 동북아 순방국에는 일본이 포함되지 않아 일본 측에 일종의 '경고'를 보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달 한중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신사참배를 강행한 데 이어 지난주 열린 다보스 포럼에서는 현재의 중일 관계를 1차 세계대전 직전의 영국과 독일 관계에 비유하는 등 동북아 긴장 수위를 불필요하게 고조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케리 장관이 지난해 10월 일본에서 열린 미일 안전보장협의위원회(2 +2)에 참석했기 때문에 형평성 차원에서 일본을 이번 방문국에서 제외했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일본 측의 우경화 행보에 따른 미국 정부의 불편한 심경이 노출됐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김현욱 국립 외교원 교수는 "미국 입장에서는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효과적으로 펼치기 위해 동맹국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일본의 최근 우경화 행보로 이 같은 전략 운용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케리 장관이 이번에 일본을 방문하지 않는 것은 자신들의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일본을 길들이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