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쥴리아니 시장의 성공리더십

뉴욕 시장을 지낸 루돌프 쥴리아니가 전립선 암에 걸리지 않았더라면 그 명성은 뉴욕시의 경계를 넘지 못했을 것이다. 세계 유명인사 가운데는 전립선 암을 앓았거나 그로 인해 사망에 이른 사람이 많다. 정치인 예술인 스포츠맨 등 전립선암은 신분이나 직종을 가리지 않고 모든 남성들을 괴롭히고 있다. 쥴리아니는 가장 최근에 전립선 암으로 유명해진 사람이다. 그는 뉴욕을 대표하는 상원의원직을 놓고 클린턴 대통령의 영부인 힐러리와 접전을 벌였다. 선거캠페인 초기 박빙의 우세를 보이던 유세도중 기자들의 확인요청을 받고 자신이 전립선암으로 수술 받은 적이 있다고 실토한 후 우세는 열세로 반전됐고 결국 힐러리에게 패배했다. 전립선암을 비롯하여 완치가 어려운 질병을 얻은 사람들은 이 사례를 보고 대단히 낙심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최근 펴낸 `쥴리아니 리더십-위기를 경영한다 자서전을 보면 기우에 불과하다. 뉴욕이 얻었던 부랑자 도시란 악명은 우리가 익히 기억하고 있다. 지구촌 최대의 도시라는 명성을 지녔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밤만 되면 지하철이든 도로든 범죄자와 부랑자의 천국으로 변했던 뉴욕. 심지어 `여성이 밤이 되어 거리를 걷는다면 어떤 흉악한 범죄의 피해자가 돼도 좋다는 뜻`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그런 뉴욕의 밤을 문명의 밤으로 바꾼 개혁자가 바로 쥴리아니 시장이다. 하지만 다른 나라 사람들까지 그의 이름에 익숙해지게 된 것은 유명인이란 사실에다 돈 많고 유력한 사람들도 피할 수 없는 질병이란 사실이 인상 깊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어떤 유명인이 전립선암 또는 다른 전립선 질환에 걸렸다는 것만으로는 깊은 인상을 줄 수 없다. 쥴리아니는 인류가 두려워 하는 `암`을 앓았으면서도 삶의 의욕을 잃지 않고 용기를 내어 제2의 삶에 도전하는 사람이라는 또 다른 인상을 세계 남성에게 심어주고 있다. 질병이 인생을 포기하게 하는 절대 조건은 아니다. <^이은주(대화당한의원장)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