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금리 동결…경기혼조세 탓인가
한은총재 교체-지자체 선거-주요국 금리동향도 변수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박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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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금리 동결…연 4.00% 현수준 유지
[박승 총재 기자간담회 모두발언]
[3월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발표문 전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9일 예상대로 콜금리를 동결했다.
우선 경기흐름과 및 물가 수준이 두달 연속 콜금리 인상을 결정할 만큼 큰 압박을 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경상수지와 환율 등 일부 경기지표는 혼조세를 보이는 등 추가금리 인상에 대한자신감을 높여주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마지막 금통위를 주재하는 박승 총재가 후임 총재에게 금리정책에서 운신의 폭을 좀 더 넓혀준다는 의미도 감지된다.
◇ 경기 불확실성 "좀 더 지켜보자"
콜금리 결정에 가장 근본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물가와 경기 여건은 애초부터 동결론에 힘을 실어줬다.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로 크게 문제될 수준이 아니었다.
지난해 이후 물가상승률은 콜금리 인상압력으로 크게 작용하지 않는 모습이다.
경기 여건은 여전히 혼미하다.
환율하락으로 인해 1월 경상수지 흑자가 1억4천만달러로 줄어든 데다 1,2월 무역수지 흑자는 두달 연속 5억달러대에 그쳐 작년 동기의 5분의1 수준에 머물렀다 산업활동동향과 서비스산업동향 등의 경기지표는 호전되고 있으나 기업체감경기를 보여주는 경기실사지수는 오히려 나빠지는 등 경기회복에 대해 확고한 낙관론은여전히 이른 편이다.
이에 따라 일부 민간경제연구소쪽에서는 올해 경기 회복세가 상반기에 '반짝'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게다가 5월로 다가온 지방선거는 역시 정책금리 인상을 어렵게 하는 요소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연구위원은 "최근 경기회복세가 다소 주춤하면서 추후 정책금리 결정도 좀 더 신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 또 되풀이된 `인상 후 한달 관망' 원칙
금통위는 작년 10월 회의에서 콜금리를 연 3.50%로 0.25%포인트 인상한 후 11월은 동결했다.
12월에 재차 연 3.75%로 인상한 후 올해 1월에는 다시 동결했으며 2월에 인상하고 이번에 다시 동결했다.
콜금리 인상 후 다음달에는 한 템포 쉬어가는 리듬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3월 금통위가 콜금리 동결을 결정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두달 연속 금리를 인상할 경우 경제에 미칠 충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다 콜금리 인상이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주도면밀하게 지켜보겠다는 뜻으로해석된다.
한편으로는 아직까지 금통위가 경기상황에 대해 강력한 자신감을 갖지는 못하고있음을 읽을 수도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의 배상근 연구위원은 "99년 이후 두달 연속으로 콜금리를 인상한 적은 한번도 없으며 지금 우리 경기가 강한 상승세를 보이는 것이 아닌 만큼 2월에 이어 3월에도 정책금리를 인상하기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 다음 금리 인상 시점은
전문가들은 다음 금통위의 선택 방정식이 점차 복잡해지고 있다고 본다.
특별히 부각되는 이슈가 없는 가운데 다양한 문제들이 엇갈리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정책금리에 큰 변수로 작용해온 미국 정책금리는 1월말 연 4.50%로 인상된이후 3월 말까지는 현수준을 유지한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2월에는 회의가 없는 데다3월 회의도 28일로 잡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엔 미국 금리 인상 기조가 좀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간접적으로 콜금리 인상 압박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밖에 유럽이나 일본 등이 금리 인상 기조로 들어서거나 들어설 조짐을 보이는것도 역시 부담요인이다.
국내 경기는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할 만큼 혼돈된 신호를 동시에 보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방선거가 끝난 후에야 콜금리 인상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는의견을 내놓고 있으나 미국.유럽.일본의 금리 동향에 따라 조기인상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운 편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전효찬 수석연구원은 "최근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는 유가와 환율, 미국의 정책금리 변경이 앞으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03/09 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