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부펀드 부동산투자 런던 → 도쿄로

싱가포르 GIC·블랙스톤 등 매입
노르웨이 연기금도 투자계획 밝혀

일부 '큰손' 투자가들이 집값 급등으로 거품 논란이 일고 있는 영국 런던보다 디플레이션 탈출 기대감이 커지는 일본 도쿄로 부동산 투자처를 갈아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주요국 국부펀드나 연기금 등이 과거 런던의 사례처럼 도쿄 상업용 부동산 가격도 아베 신조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미리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에 위치한 시장조사 업체 어반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투자가들의 일본 부동산 매입규모는 9,818억엔으로 전년보다 2배 이상 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는 지난해 10월 도쿄역 인근의 상업용 건물을 17억달러에 매입했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도 지난해 11월 GE일본의 주거용부동산사업 부문을 16억달러에 사들였다. 이에 힘입어 도쿄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지난 2013년 2.3%에 이어 지난해 2.9% 오르며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다.

기관투자가들의 일본행은 올 들어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정부 연기금이 일본 부동산 투자계획을 밝힌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컨설팅 업체 사빌스의 크리스천 만치니 동북아 담당은 "유럽·북미 지역 생명보험사들이 투자목록에 도쿄 부동산을 올리기 시작해 매수자금이 넘쳐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국토교통성의 이시이 기사부로 차관도 "글로벌 포트폴리오에서 일본 부동산 비중이 너무 작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미국·유럽 등의 장기투자 연기금이 일본으로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도 20개국 기관투자가들이 참가한 가운데 다음달 20~21일 도쿄에서 처음으로 부동산 컨퍼런스를 개최하는 등 해외자금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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