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거대 화학업체 듀폰이 제품 생산 과정에서 사용한 독성 화학물질로 인해 또다시 소송에 휘말렸다.
미국 오하이오와 웨스트버지니아주(州) 주민 9명은 듀폰 공장에서 흘러나온 화학물질로 식수가 오염돼 암 등 질병에 걸렸다며 최근 법원에서 소송을 제기했다.
듀폰은 오하이오주의 맞닿아 있는 웨스트버지니아주 파커스버그 인근에서 운영하는 공장에서 화학물질 PFOA(Perfluorooctanoic acid)를 사용했다.
이 물질은 프라이팬 등 조리기구와 의류를 코팅하는 데 사용되는 '테플론'의 주 성분이다.
원고 측은 듀폰이 PFOA에 독성이 있으며 암과 기형아 출산까지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자체 연구를 통해 확인하고도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또 듀폰이 의도적이며 악의적으로 화학물질의 위험성을 외면하고 이 물질을 대기와 지하수로 흘려보냈다고 강조했다.
듀폰과 인근 주민 간에 이뤄진 과거 재판에서 법원이 지명한 전문가들은 PFOA이 신장암이나 고환암, 갑상선 질병 발병과 꽤 높은 연관성이 있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듀폰은 앞서 2001년 이 지역 주민들로부터 대규모 집단소송을 당하는 등 오랜기간 법정 분쟁을 겪어왔다.
주민 8만명이 제기한 2001년 소송에서는 듀폰이 주민들의 건강검진비와 화학물질 제거비용, 관련 연구지원비 등으로 3억4천300만 달러(약 3천640억원)를 지급하기로 합의하면서 재판이 마무리됐다.
이런 가운데 듀폰은 2015년 이후부터 이 물질의 사용을 중단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그러나 최근 들어 개별 피해자들의 소송이 또다시 잇따르면서 26일(현지시간) 현재 지난 4월 이후 제기된 소송건수가 벌써 50여건을 넘어섰다.
오하이오주 주도인 콜롬버스 소재 연방법원은 이들 소송을 하나로 통합해 오는 2015년 9월께 첫 공판을 진행할 계획이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