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공연계는 뮤지컬 전쟁

내달부터 10여편 집중 개막뮤지컬의 계절,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12~1월 관객과 만날 작품이 대략 10여 편. '100억대 뮤지컬'이 개막하는 올 겨울은 그 어느 때보다도 작품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또한 '시장의 파이' 의 확대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는 시점이어서 어느 작품이 관객의 눈길을 고정시킬 지 기대가 모아진다. 가장 눈에 띄는 뮤지컬은 내달 2일 LG아트센터에서 막 오르는 '오페라의 유령'이다. 타 뮤지컬 관계자들도 '.유령'의 여파로부터 얼마나 많은 관객을 지켜낼 수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형편. 지난 10월 '유령'역의 윤영석을 마지막으로 캐스팅 작업을 완료한 제작진은 12일 오후 40여명의 총배역진의 하이라이트 현장을 공개하며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지난 달 30일에는 영화 사상 최대였던 '파이란'의 2억5,000만원과 동일한 규모로 일반인 대상 펀드를 공모했는데 단 5초만에 마감하는 호응을 얻었다. 티켓 예매율도 12월분 80%, 1월분 50%로 높은 편이다. '.유령'팀으로서는 고액의 티켓 가에 걸맞는 무대를 선보여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신시 뮤지컬 컴퍼니는 11월 25일까지 일산 신시시어터 개관작 '럭키 루비'를 서울무대에 올리는데 이어 12월 한달간은 브로드웨이 뮤지컬 '틱틱. 붐'을 선보인다. 세 명의 배우로 세 팀을 짜 서울 세 극장에서 공연하는 특이한 작품. 출연 배우도 주원성- 전수경, 남경주-최정원, 이건명-김선경 등 화려하다. 관객 입장에서도 출연진과 연출자, 분위기가 다른 세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신시는 이 작품에 이어 2002년 1월 19일부터 2월 25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뮤지컬 '카바레(Cabaret)'를 선보일 계획이다. 한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는 12월 4일부터 15일까지 브로드웨이 록뮤지컬 '토미 (The Who's Tommy)'가 막 오른다. 영국의 록그룹 'The Who' 의 음반을 토대로 '현대인의 자아상실'에 초점을 맞춘 작품인데 암전 상태가 거의 없을 정도의 빠른 무대 전환과 140여컷의 대형 영상, 첨단 무대 메커니즘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여러 기술장치로 세종문화회관 바닥이 20cmc 가량 높아진다. 이정화 황정민 김법래 등 출연. 국내 창작 만화 '바람의 나라'도 뮤지컬로 탈바꿈한다. 원작가 김진이 직접 시나리오를 썼는데 시중에 나와있는 16권 만화의 뒷얘기가 소재다. 호동왕자와 낙랑공주 가슴아픈 사랑이야기가 주된 줄거리. 서울예술단이 제작하며 12월 29일부터 1월 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하드록카페'도 돌아온다. 3년전 윤도현밴드 최정원 주원성 등이 출연, 큰 호평받았던 이 뮤지컬의 속편이 12월 21일부터 25일까지 장충체육관 특설무대에서 관객을 찾아가는 것. 국내 순수 창작 뮤지컬의 속편이 제작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수 백지영 등이 출연하며 전편 주인공들의 자녀 세대 이야기가 무대에 오른다. 서울뮤지컬컴퍼니 제작. 지난해 뮤지컬 '염라국의 크리스마스'를 선보였던 개그맨 백재현은 '세븐 템프테이션'이라는 작품을 들고 관객의 평가를 기다린다. 소찬휘, 그룹 '신화'의 전진, 지수원 등 출연 예정. 12월 18일부터 30일까지 리틀엔젤스 예술회관에서 볼 수 있다. 신상옥-최은희 부부가 만드는 뮤지컬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는 내년 1월 12~27일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신상옥 감독이 총감독을 맡고 최은희씨가 직접 배우로 무대에 서며 스페인 내전을 배경으로 한 헤밍웨이의 동명 소설을 토데로 했다. 이소정 김형묵 임선애 강효성 백일섭 등 출연예정. '사랑은 비를 타고'는 대학로 정보소극장에서 앵콜 공연되고 있다. 95년 초연한 창작 뮤지컬로 정보소극장에서 올 4월부터 공연됐으며 12월 31일까지 총 103회 무대에 오른다. 이외에도 '가스펠''록키 호러쇼'등 인기 뮤지컬이 새롭게 재정비돼 관객을 찾아나선다. 김희원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