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대 형성땐 지하철 양대 공사 통합"

중국 방문 박원순 시장 밝혀… 외자유치 조직 확대도

박원순(가운데) 서울시장이 5일 중국 쓰촨성 청두시에서 열린 '제3회 세계도시전자정부협의체(WeGo) 총회' 현장에서 한 회원국 관계자로부터 책자를 소개받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

박원순 서울시장이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유치를 위해 관련 조직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을 방문 중인 박 시장은 5일 세계도시전자정부협의체(WeGO) 총회가 열리는 쓰촨성 청두 진장호텔에서 동행기자단과 조찬간담회를 갖고 "투자유치 활동에 여러 가지 개선할 점이 있어 보인다"며 "서울시 내부에 해외 투자유치를 전담하는 조직을 만들어보는 것도 방법일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발언은 전날 상하이시에서 열린 서울 투자환경설명회에 대한 평가에 대한 질문에서 나왔다.

시 내부에는 외자 유치 전담 조직으로 투자유치과가 있지만 이를 확대하는 방안을 찾아보겠다는 취지다. 이는 서울을 찾는 관광객이 매년 급증하면서 호텔 등 관광 인프라 투자가 시급한 상황이고 한강이나 영동 한전부지 개발 등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가 몰려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외자 유치 필요성이 고조되는 상황에 맞춰 효율적으로 대처하겠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박 시장은 "외자 유치 대상을 전세계 1,000대 기업과 각 국가의 100대 기업 등으로 분류해 서울시가 직접 관리할 계획"이라며 "투자유치의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어 보이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박 시장은 또 서울 지하철 양대 공사가 내부서 공감하면 통합을 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서울에는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와 5~8호선을 운영하는 도시철도공사 등 양대 공사가 있는데 매년 2,000억원대 적자를 보이고 있어 시 재정에 부담이 돼왔다. 박 시장은 지난해 맥킨지의 경영컨설팅을 토대로 양 공사의 누적부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공통업무 통합 등의 경영효율화 수준의 방안을 추진해왔지만 양 공사를 하나로 합치는 조직통합에 대해 직접 언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박 시장은 "서울 지하철 운영 노하우를 해외에 수출하려 해도 두 공사가 나눠 있다 보니 운영하는 거리가 짧아 외국 경쟁 업체에 비해 제한되고 있다"며 조직을 통합해 경영효율성을 높이고 해외 시장 개척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다만 박 시장은 "양 조직을 통합하게 되면 노조나 임직원들이 불안해할 수 있다"며 "이런 문제들을 양 공사가 내부에서 서로 토론하고 공감하면 통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양 공사 통합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내가 하고 싶다고 일방적으로 통합을 추진하면 역효과만 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서울시가 노후 전동차 교체를 위해 이번에 처음으로 국제입찰을 추진하는 데 대해 "공정한 조건에서 경쟁해야지 어떤 경우에도 독점체제는 안 된다"며 "공정한 경쟁을 통해 전동차를 구매하는 것이 시 재정에도 보탬이 되고 시민들에게도 이익이라는 것은 내 소신"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전동차 부품업체들이 해외 입찰을 할 경우 국내 업체가 고사할 수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지만 국제 경쟁입찰을 포기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박 시장은 이어 "다만 외국 업체를 국내 업체에 비해 편애하는 것은 아니고 기존 업체를 배제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전동차는 안전이 가장 중요하고 가격 등 여러 조건을 따져 유리한 쪽으로 결정을 내리는 게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전날 상하이 특파원과 가진 간담회에서 개헌 관련 발언을 한 것에 대해 "늘 해오던 얘기를 다시 밝힌 것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박 시장은 "시장을 그만두게 되면 쓸 책이 많다"며 "기관장이나 단체장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긍정적인 생각인데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시장론과 같은 책을 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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