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한국산업 자동차·철강] 변혁기 車시장 토종-외국계 '대격돌'

[2000한국산업 자동차·철강] 변혁기 車시장 토종-외국계 '대격돌' 국내 완성차 시장이 전에없던 변혁기를 맞고 있다. 대우자동차 부도로 토종기업들의 뿌리가 흔들린다는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르노-삼성자동차의 출범, 수입차의 시장공략 강화 등 외국 기업들의 공세는 더욱 강해지고 있다. 이에 맞서 현대는 다임러크라이슬러와 자본을 포함한 포괄적인 제휴를 맺는 등 살아남기 위해 적과의 동침에 적극 나서고 있다. 관련기사 다른 한편에서는 '수출만이 살길'이라며 해외시장으로 발길을 더욱 재촉했다. 올해 자동차 업계의 가장 큰 사건은 대우차의 부도. 업계에 적잖은 충격을 주는 사건이었다. 지난해 8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으로 회생의 길을 모색하던 대우차가 포드의 인수포기, 경기침체에 따른 판매위축 등 악화된 경영환경을 이기지 못하고 지난 11월 8일 부도 처리되는 비운을 맞았다. 대우의 힘겨운 회생노력에 치명타를 가한 사건은 지난 9월초 발생한 포드의 대우차포기선언. 11월30일 법원이 법정관리 개시결정을 내렸지만 대우차의 앞날은 산 넘어 산이다. GM-피아트 컨소시엄으로 넘어가면 그나마 다행이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대우차의 가치는 크게 약화됐다. 법정관리중에 자칫 노사간 불협화음이라도 다시 불거질 경우매각은 물건너가고 청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위기 상황이다. GM이 대우차를 인수하면 순수 토종기업은 현대ㆍ기아와 쌍용만 남게 된다. 국내 완성차 시장이 바야흐로 '토종과 이방인'이 이땅에서 정면대결을 펼치는 전혀 새로운 양상이 연출되는 것이다. 대우차의 부도, 판매부진 등으로 국내기업들이 주춤하는 사이 외국기업들의 공세가 부쩍 강회된 것도 올해 나타난 새로운 양상의 하나. 부산에 생산기지를 갖춘 르노삼성자동차를 필두로 판매망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BMW, 볼보, 포드, 벤츠 등 기존 멤버에다 내년초에는 일본차의 대명사인 도요타까지 가세, 국내시장 공략에 나선다. 기존 멤버들은 다양한 차종을 들고 한국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섰고 도요타인 주력 차종인 렉서스를 선보이며 국내 소비자들의 유혹에 나서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지난 9월 7일 부산공장에서 출범식을 갖고 새 출발을 선언했다. 르노삼성차는 SM5 하나로 국내 중형차 시장에서 15%선의 점유율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고, 후속차종도 빠르면 2002년부터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2004년까지는 4~5개 차종을 내놓으면서 부산공장을 최대 생산능력인 연산 24만대로 풀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맞서는 국내기업들의 생존카드는 크게 두가지다. 제휴를 통한 글로벌 전략과 해외진출의 확대. 현대차는 지난 6월 26일 다임러크라이슬러와 포괄적인 전략적 제휴에 전격 합의했다.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자본참여를 포함해 월드카 개발, 상용차부문 합작법인 설립 등 여러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다임러는 신주인수방식으로 현대차 지분 9%를 인수했으며, 연말까지 구주 1%를 추가 매입해 지분율을 10%로 높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다임러와의 제휴를 통해 세계 자동차시장의 주류에 편입되는 계기가 됐다"며 "이를 발판으로 세계 5대 완성차 메이커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해외진출도 적극 확대,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6개인 지역본부에다 12월 1일자로 중국총괄본부를 신설, 7개 본부로 확대한다.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 도약이 예상되는 중국을 비롯한 대만, 홍콩 등 중화권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가기 위한 전략이다. 여기에는 기아차도 가세한다. 기아차는 중국이라는 잠재 거대시장 개척과 함께 미국 등 기존시장 진출확대에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는 계획. 내년 수출을 70만대 수준으로 잡았는데 이중 20만대를 미국시장에서 판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기아차는 지난 2월 16일, 법정관리를 1년 10개월만에 극복해 다른 기업들의 부러움을 샀다. 부실기업 조기 경영정상화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그 해 12월 기아차를 인수, 한 식구가 된 현대차의 도움이 결정적인 역할을 컸다. 임석훈기자 고광본기자 입력시간 2000/12/04 20:21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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