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 버핏에 백기

"경영진 성과급 과도" 비판에 지급계획 재검토

경영진에 대한 스톡옵션 잔치를 예정했던 코카콜라가 최대주주인 워런 버핏(사진)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반대에 굴복해 성과급 지급계획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월30일(현지시간) 코카콜라가 지난주 이사회를 통과한 주식 성과급 지급계획을 재검토해 변경 여부를 올해 말까지 결정하기로 했다고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코카콜라는 지난주 연례 주주총회를 거쳐 경영진 성과급의 60%는 스톡옵션, 40%는 성과급 주식으로 지급한다는 계획을 이사회에서 통과시킨 바 있다.

하지만 회사 경영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경영진에게 과도한 성과급을 주는 이번 지급안은 버핏 회장을 비롯한 투자자들의 비판에 직면했다.

특히 이전부터 스톡옵션에 의존하는 주식 성과급이 "복권 같다"며 부정적 의견을 피력해온 버핏 회장은 이례적으로 경영진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며 주총 투표에서 기권했다. 버핏 회장의 버크셔해서웨이는 코카콜라 지분 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버핏 회장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애초부터 코카콜라 경영진에 대한 보수지급 계획이 과도하다는 생각을 밝혀왔다"면서도 경영진을 공격할 의도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를 비롯한 일부 주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성과급안은 주총에서 찬성표 83%를 얻어 이사회에서 통과됐으나 기권한 주주가 많아 실제 찬성주식 수는 발행주식 수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결국 코카콜라는 버핏 회장을 비롯한 투자자들의 반대를 고려해 성과급 지급계획을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WSJ는 설명했다.

한편 전세계 탄산음료 시장의 70%를 장악한 코카콜라는 건강을 염려하는 소비자들의 탄산음료 수요둔화로 경영실적이 악화하고 있다. 1·4분기 매출은 지난 1999년 이후 처음으로 1% 감소세로 돌아섰으며 지난 12개월간의 주가는 3.6% 하락해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18% 상승한 것과 대조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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