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빠른 물살·장비 이상에 '다이빙 벨' 또 실패

희생자 7명 추가 수습… 1명은 2㎞ 떨어진 곳서 발견
시신 유실 우려 높아져

조류가 빠른 대조기(4월29~5월 2일)에 접어들며 세월호 실종자 구조작업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선체로 진입하는 통로가 새로 개척되면서 희생자들이 잇달아 수습되고 있다. 작업 효율성 논란이 일었던 잠수 장비 '다이빙벨'은 사고해역에 투입됐지만 장비에 이상이 생겨 실제 수색을 진행하지 못했다.

세월호 침몰사고 15일째인 30일 오전 범정부 사고대책본부에 따르면 밤새 민관군 합동구조팀 소속 잠수사 80명이 세월호 선체 수색을 벌인 결과 4층 선수 좌측 격실에서 4명, 5층 로비에서 1명 등 희생자 5명 추가로 수습했다.

이로써 이날 오후4시 현재 세월호 침몰에 따른 사망자는 210명, 실종자는 92명이다.

사고대책본부 관계자는 "지난 2~3일간 기상악화와 빠른 조류 등 어려운 조건 속에서 선체 4층 선수(앞부분) 왼쪽과 중앙 객실, 5층 로비로 들어가는 진입로를 확보했다"며 수색이 원활하게 이뤄진 이유를 설명했다.

구조팀은 이날 105명의 잠수요원을 투입해 지속적으로 4층과 5층을 집중해 수색할 계획이며 소방관들이 사용하는 유압식 확장기와 현관문 개방용 소방 장비 등을 이용해 선체 출입문을 열기로 했다.

실종자 가족들의 투입 요청이 잇따랐던 잠수 장비 '다이빙벨'은 지난 29일 오 6시 사고 현장에 배치된 뒤 이날 오후3시40분께 수중에 투입됐다. 그러나 거센 조류로 인해 다이빙벨이 뱅뱅 돌았고 통신선과 공기 투입 호스가 꼬이면서 물이 새 결국 다시 물 위로 들어 올렸다. 한 인터넷 방송이 이 과정을 생중계했으며 다이빙벨을 직접 가져온 이종인씨는 "(고장난 부분을) 손봐서 (다음 투입할 때는) 어느 순간까지 케이블을 잡고 있다 내려야겠다"고 말했다.

애초 다이빙벨은 선수에서 구조작업을 할 계획이었지만 기존 구조팀이 최근 선수 수색에서 성과를 보이자 흐름을 끊지 않기 위해 선미(뒷부분)에 다이빙벨이 투입됐다. 다이빙벨은 물속에서 잠수사가 쉴 공간을 마련해 줌으로써 상대적으로 다른 방식보다 잠수 수색을 오랫동안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전남 진도군청 대책본부에서 구조수색 관련 각계 전문가회의를 열고 국내외 잠수ㆍ구조 전문가와 함께 선내 장애물 제거 방법 등에 대해 논의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