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사진) 예일대 교수가 미국 증시의 버블 붕괴 위험성을 경고했다. 그는 미국 증시가 지난 2000년 닷컴버블 이후 어느 때보다 고평가돼 있다고 진단했다.
실러 교수는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6년간 주가는 3배로 뛰었지만 투자자들은 증시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다"며 닷컴버블이 정점을 찍은 2000년 이후 어느 때보다 시장이 고평가됐다는 공포가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개발한 증시 평가지수인 경기조정주가수익비율(CAPE)이 역사적 평균을 웃돌고 있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CAPE는 주가가 지난 10년간 평균 주당 순이익의 몇 배인지를 따지는 척도로 배수가 높을수록 주식이 고평가됐다는 의미다.
실러 교수는 다만 16~1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올리더라도 미 증시가 받을 충격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금리 변수는 이미 오랫동안 논의됐던 문제이고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사안"이라며 "(이번 회의에서) 금리 인상이 결정돼도 주가가 급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역사적으로도 기준금리와 주가 사이에 별다른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아치울 것 같지만 금융시장의 법칙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