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시장개방, 해외 진출로 대비를"

서울변호사협회 창립 100돌 심포지엄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하창우)가 창립 100주년을 맞아 국제학술심포지엄을 13일 개최한 가운데 이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아시아 22개국에서 65명의 유명 법조인들이 방한했다. 이들 중 정노중 러시아 변호사, 다나카 미키오 일본 변호사, 비크라만 나이르 인도 간디대학 법대학장을 12일 오후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 2층 로터스룸에서 만나 국내 로펌의 해외진출 전략과 로스쿨 등에 대해 들어봤다. ◆ 정노중 러시아 변호사=“한국의 법률시장은 세계경쟁력을 갖춰야 하고 제한적인 우리나라 시장에 매몰돼서는 안된다. 시장을 방어하는 데 주력할 것이냐,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데 주력할 것이냐는 선택지 중 후자 쪽에 적극적인 무게중심을 둬야 한다.” 법률시장개방을 앞둔 한국 법조계에 러시아 모스크바의 유일한 외국인 변호사인 정노중(37) 변호사가 던진 일성이다. 정 변호사는 한국 로펌이 세계시장 개척 전략을 수립해야 하고 그 방법 중 하나로 지금은 미개척지이지만 성장 가능성이 있는 곳에 소속 변호사들을 연수 보내는 등 장기적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러시아는 굉장히 큰 시장인데 한국에서는 지금 방치하고 있다”며 “한국 로펌이 러시아에 진출해 현지에 한국 기업들이 다국적 로펌에 준 용역을 되찾아오고 현지의 제도적 환경을 분석해 한국기업이 마음 놓고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 다나카 미키오 일본 변호사=“일본에서 로스쿨 도입은 사법개혁의 핵심이다. 일본 로스쿨이 실패했다는 주장도 일부 있지만 로스쿨이 2004년에 시행됐고 이 인력들이 시장에 진출하고 1년 넘게 일을 해봐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성패는 시장이 결정해야 할 것이다.” 다나카 미키오 일본변호사협회 변호사는 일본에서 분쟁이 생기면 법을 통해서 해결되는 건 20%뿐이고 나머지는 사람들이 변호사를 찾기보다 관료를 찾아 해결한다는 의미의 ‘사법정의는 20%’라는 말로 일본사회의 국가와 관료중심주의를 표현했다. 이랬던 일본이 장기침체를 겪으면서 더이상 이 같은 체제로는 안된다고 판단, 본격적인 시장경제로의 전환을 시도하면서 작은 정부를 지향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권력이 줄어들다 보니 사법부와의 힘의 균형도 맞춰지게 돼 행정개혁과 사법개혁이 맞물려 판사ㆍ변호사 등에 대한 수요가 늘어 로스쿨을 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도 정부가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왔던 것을 감안해볼 때 사법개혁의 배경도 일본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한국 로스쿨의 성공적인 정착을 바란다고 말했다. ◆ 비크라만 나이르 인도 간디대학 법과대학장=비크라만 나이르 학장은 “한국 로스쿨과의 교류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이르 학장은 “한국과 인도의 로스쿨제도는 다른 측면이 있지만 양국 간 교류가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나이르 학장은 “한국 로스쿨의 커리큐럼이 어떤 식으로 개발될지 두고 봐야 하겠지만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커리큐럼이 있을 경우 학점 등에 대해 교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적재산권법ㆍ기업관련법ㆍ통상법 등과 같은 글로벌 학문에 대해서는 학점 교류나 교환학생 등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