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11·23 연평도 도발] 무역전선 일단 이상 없지만…

■ 수출입시장
일부 외국기업은 한국 상담회 연기·출장 중지
수출액 사태 전후 비슷한 흐름속 "추가 도발땐 안심 못할것" 지적


북한의 연평도 도발에도 불구하고 국내 무역전선에는 별다른 이상징후가 나타나고 있지 않다. 하지만 일부 외국계 기업들은 우리나라에서 예정된 부품구매 상담회를 연기하고 한국 출장을 중지시키는 등 북한 리스크에 동요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상황 변화에 따라 북한의 추가 도발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될 경우에는 수출입 전선도 안심하지 못할 것으로 지적한다. 25일 지식경제부와 관세청ㆍKOTRA 등에 따르면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 수출입 동향이 우려와 달리 안정감을 지속하고 있다. 정부 및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5월 불거진 천안함 사태 당시에도 무역활동이 위축되지 않았던 점을 들어 이번에도 사건이 더 확산되지 않는 한 무역활동에 큰 타격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연평도가 피격 당한 지난 23일 수출금액은 15억7,900만달러에 달했다. 이는 전일(15억1,900만달러)과 비교할 때 이렇다 할 변화가 없었다. 24일 역시 15억7,400만달러를 기록해 연평도 사건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정상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천안함 사태가 터지면서 남북 리스크가 크게 부각됐던 5월의 경우도 수출과 수입이 각각 388억달러, 348억달러에 달해 전달과 거의 변화가 없었고 무역수지도 40억달러에 달하는 등 호조세를 이어갔다. KOTRA가 이날 내놓은 '수출시장 동향 긴급점검' 보고서를 보더라도 해외 주요 바이어와 투자자들이 큰 동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의 상해원질무역과 박우그룹 등은 전쟁 발발 가능성을 일축하며 단기적으로 한국에 대한 주문계획을 수정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영국의 테스코와 일본의 아사히글라스 등 주요 투자자들도 "단편적 사태로 인한 장기 투자계획 변경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기업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움직임도 약하게나마 감지되고 있다. 일본의 소니는 다음달 1~2일 한국에서 진행할 예정이던 부품구매상담회의 연기를 KOTRA 측에 요청했고 혼다자동차는 24일부터 직원들의 한국출장을 중지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KOTRA의 한 관계자는 "해외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는 대부분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는 편"이라며 "오는 30일 열릴 예정인 'e-스마트 월드 프로젝트 플라자'에 참석하는 19개국 60여명의 바이어도 예정대로 입국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식경제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 천안함 사건과 마찬가지로 이번 연평도 피격에 따른 수출입 동향이 급격히 축소되는 현상은 아직까지 찾아볼 수 없다"며 "다만 북이 추가적으로 도발할 때는 무역전선에 상당한 영향이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석유 등 유사시 비축물자 점검에도 나섰다. 지경부에 따르면 현재 석유비축물량은 유사시 90일분을 사용할 수 있는 8,600만배럴을 확보하고 있다. 민간 차원에서도 8,000만배럴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식량의 경우 적정 비축물량이 전국민이 4~5개월가량 소비할 수 있는 72만톤이다. 하지만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풍년이 든 관계로 현재 약 140만톤의 비축물량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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