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건설노조의 파업 종결로 작업이 재개된 포스코 파이넥스 공사현장.

“법과 원칙이 강성노조 파업을 꺽었다.” 82일간 장기 파업을 벌이던 포항건설노조가 ‘노무독점권’의 사실상 철회를 포함한 노사합의안을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가결하고 마침내 파업을 끝냈다. 포항건설노조는 지난 파업기간 동안 ‘노무독점권 인정’과 ‘구속자석방 및 손배소 취하’ 등의 강경 요구안을 전면에 내세우며 80여일간 극한 투쟁을 벌여왔다. 그러나 이번 포항건설노조의 장기파업은 ‘파업의 고리를 완전 끊겠다’는 포스코 측의 엄정한 원칙주의에 부딪힌데다 일부 강성 집행부의 맹목적인 강경투쟁 일변도로 ‘노노갈등’만 심화, 노조가 스스로 붕괴되는 사태를 낳았다. 이 때문에 ‘노무독점권인정’을 포한한 집행부의 쟁점요구사항은 사실상 관철시키지도 못해 노조원들 대다수에겐 결국 ‘상처뿐인 영광’으로 남게 됐다는 평가다. 실제 포항건설노조는 지난 12일 노사합의안에 대한 1차 찬반투표가 압도적 표차로 부결됐음에도 불구, 오히려 파업 대열에서 이탈하는 노조원 수가 폭증하는 등 노노갈등이 심화됐다. 노조원 중 현장 복귀인원은 19일 1,240명에서 20일에는 1,400명으로 급속하게 늘어났다. 포스코 파이넥스 공사는 이에 따라 비노조원까지 합하면 이미 현장 인력이 3,000명선을 넘어 파업타결과는 상관없이 각 공사 재개준비가 이미 순조로운 상태다. 노조원들의 이 같은 현장 복귀는 ‘법과 원칙’을 내세운 사법부와 포스코 측의 강경 대응방침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금까지 구속된 건설노조원은 모두 68명이며 이 가운데 40명이 검찰로부터 실형을 구형받았다. 또한 포스코도 포항 건설노조를 상대로 총 16억3,278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지난달 25일 법원에 제기, 파업타결과는 별도로 포스코 점거 주동자에 대해 엄정한 책임을 묻겠다는 원칙을 거듭 밝힘으로써 노조가 더 이상 파업을 계속할 빌미를 찾을 수 없었다는 분석이다. 포항건설노조의 파업종결로 이날부터 노조원들은 일제히 작업현장에 복귀, 포항제철소 내 파이넥스 공장건설을 포함한 34개 현장 공사가 일제히 재개될 전망이다.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늦은 감이 있지만 추석 전에 파업이 마무리돼 다행”이라며 “이젠 파업의 상처를 씻고 노사모두 파업기간 중 발생한 경제적 손실을 만회하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밝혔다. 한편 포항건설노조는 20일 오전 최근 노사양측이 도출한 잠정합의안에 대해 노조원 1,633명이 참석한 가운데 2차 찬반투표를 실시, 67.6%인 1,104명이 ‘잠정합의안 수용과 파업 종결’에 찬성해 파업을 종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