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타(TATA).’ 인도의 대형 간판마다 걸린 이름이다. 96개 기업을 거느린 인도 1위의 기업군, 타타는 한국에서도 만날 수 있다. 대우상용차부문을 지난 2004년 인수한 업체가 타타모터스다. 타타의 씨앗을 뿌린 사람은 잠세트지 타타(Jamsetji Tata). ‘인도 산업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이다. 아버지는 누세르완지. 페르시아(이란)계 성직자 집안에서 상인으로 나설 만큼 진취적인 부친의 기질을 이어받은 잠세트지는 대학에 다니면서도 무역실무를 익혔다. 1868년(29세) 독립 당시 종자돈은 2만1,000루피(현재가치 약 1억6,000만원). 섬유업으로 인도 최고 기업가로 떠오른 47세 무렵 그는 거듭나는 계기를 맞는다. 인도산 물품을 사용하자는 대영(對英) 저항운동인 ‘스와데시 운동’에 동참, ‘스와데시 밀’ 공장을 세운 데 그치지 않고 진정한 자립을 위한 세 가지 길을 찾기 시작한 것. 잠세트지는 ‘제철소와 발전소 건설, 교육 투자’라는 3대 목표를 마무리하지 못한 채 1904년 5월19일 65세로 눈을 감았으나 그의 꿈은 갈수록 현실화하고 있다. 최근 5년간 39개 국내외 대기업을 인수한 타타그룹은 국제 M&A 시장의 돌풍이자 가장 빠르게 발전하는 제조업체로 꼽힌다. 후계원칙도 독특하다. 외척이나 혼혈인이 회장을 맡은 적도 있다. 5대째인 현재 회장의 부친은 입양 케이스. 능력이 뛰어난 자가 후계를 맡는다는 얘기다. 말년의 잠세트지가 영국을 능가하겠다며 재산의 절반으로 설립한 인도과학원(IISc)은 인도가 자랑하는 수많은 연구소의 모태다. 노벨상 수상자도 배출했다. ‘3원을 벌면 1원을 기부한다’는 그룹의 전통도 여기서 나왔다. 인도와 타타의 성장은 어디까지 갈까. 오래 이어질 것 같다. ‘잠세트지의 꿈’을 기억하는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