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자 젊어졌네

평균연령 47.8세… 30대 늘고 베이비붐 세대는 떠나
투자자 507만명… 1년새 6만명↑


주식투자자가 5년 만에 젊어졌다. 30대 투자자가 증가한 영향도 있지만 나이 든 베이비붐 세대가 증시를 떠난 게 컸다. 시장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지루한 박스권 내 행보를 보이는 상황에서 주식투자로 재미를 못 봤던 고령층들이 연금이나 보험 등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증시에 상장된 1,932개 종목의 주주 수와 주주별 보유수량을 조사한 결과 주식투자자는 지난해보다 6만명 증가한 507만6,362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주식투자 여력이 있는 경제활동인구가 약 60만명 증가한 데 따라 주식투자자 수도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연령별로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했다. 30대와 40대 투자자 수가 1년 새 각각 7만명씩 늘어나는 등 젊은층과 중년층의 주식투자자 수는 증가했다. 반면 55세 이상인 투자자 중 11만5,000명이 증시에서 돈을 빼갔다. 50대 이상 고령층이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2년 45.9%에서 지난해 43.4%로 줄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주식투자자의 평균 연령은 47.8세로 1년 전보다 0.8세 줄어 2008년 이후 5년 만에 주식투자인구가 젊어졌다.

전문가들은 최근 2~3년간 코스피지수가 지루한 박스권 흐름을 보이면서 은퇴자금으로 주식투자에 나섰던 고령층들이 재미를 보지 못했고 실망감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종태 KDB대우증권 미래설계연구소장은 "2010년 이후 은퇴하는 베이비붐 세대가 늘어나면서 노후준비 자금으로 주식투자에 나섰던 고령층이 증가했지만 실제로는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수익률에 실망한 50대 이상 투자자들이 2012년 말 신설된 즉시연금을 포함한 보험상품으로 이동하는 추세가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연기금과 보험을 포함한 기관투자가의 국내 증시 비중은 2012년 15.8%에서 지난해 16.1%로 늘어났다.

지역별로는 지난해 충청권의 투자자 비중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충청권에 주소를 둔 투자자 수는 33만명으로 2012년 대비 10만명가량 늘었다. 이들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시가총액은 1년 전보다 24조원 증가한 30조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수도권 투자자는 241만명으로 10만명 감소했고 보유하고 있는 주식가치도 412조원에서 387조원으로 줄었다.

한국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서울 지역에서는 약 10만명의 인구가 이탈하면서 주식투자인구도 줄어든 반면 세종시를 포함한 충청권으로는 인구가 유입됨에 따라 주식투자자도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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