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후 北.美관계 큰 변화"

DJ "핵무기 포기-북 체제보장 열쇠 주고받아야"‥퇴임후 첫 조찬강연

김대중 전 대통령은 15일 “북ㆍ미 관계가 현재 어렵고 난관에 부딪쳐 있는데 이번 미국 대선이 끝나면 6자 회담 등의 문제에서 좋은 방향이든 불행한 방향이든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시내 조선호텔에서 연세대 경영대학원 총동창회 초청으로 가진 퇴임 후 첫 조찬강연에서 이같이 말하고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북한과 미국이 서로 열쇠를 주고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는 열쇠를 갖고 있고 미국은 북한체제 안전 보장과 경제 제재 해제라는 열쇠를 갖고 있다”면서 “(북한에)내놓으라고 만 하면 안되며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강대국의 흥망’의 저자인 미국 예일대 폴 케네디 교수가 최근 한국을 “4마리의 커다란 코끼리 사이에 낀 ‘작은 동물’”이라고 표현한 것을 인용하면서 “한반도는 4마리 코끼리 사이에 끼어있지만 이중 어느 누구도 우리를 해치지 못하게 해야 한다”며 “그래서 미국이 중요하며 이는 우리의 국익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독일이 통일 이후 정치ㆍ경제적 갈등을 겪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통일은 뜨거운 가슴과 차가운 머리로 임해야 한다”며 “북쪽은 북쪽대로 자립해 스스로 운명을 책임지게 해야 하고 자기들의 힘으로 경제를 살리고 행정도 하고 우리가 투자하면 대가를 지불하게 해야 한다”면서 “독일식 통일은 따라가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세계일류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한반도 평화가 있어야 하고 남북이 하나가 돼야 한다”며 “400조원의 돈이 시중에 떠돌고 있는데 결국 북한에 투자해야 하며 철도와 도로를 통해 유럽과 런던까지 가고 일본과 해저터널을 만들어 연결해 한국판 실크로드를 만들어야 한다”고 대북 투자 활성화를 강조했다. 그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답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질문을 받고 “설명을 안 하니까 잘 모른다”며 전제한 뒤 “(북한과) 미국 부시 정부와의 관계가 경색됐고 남한에서 (김 위원장을) 체포해야 한다느니 하는 분들도 있고 해서 그런 분위기가 영향을 미치지 않았겠는가 추측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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