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하락에 관련 주식·펀드 곤두박질


유럽 재정위기로 글로벌 자금의 달러화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금값이 폭락하자 고려아연 등 관련 주식과 펀드 수익률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금ㆍ아연 등 비철금속을 제조ㆍ판매하는 고려아연은 8.49%나 급락한 30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고려아연은 지난 사흘간 14% 이상 떨어졌다. 귀금속ㆍ비철금속 재생 사업을 하는 애강리메텍도 이날 가격하한폭까지 추락했다. 연초 이후 안정적인 수익을 내던 금펀드 수익률도 최근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금 선물에 투자하는 KB스타골드특별자산투자신탁A(-9.46%), PCA골드리치특별자산투자신탁A-1 클래스A(-8.3%) 등이 최근 3개월간 8~9% 이상 하락했고 금광기업 등 금 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블랙록월드골드펀드(H)(A)와 신한BNPP골드펀드1(종류A)도 각각 16.74%, 14.29% 하락했다. 거래소에서 실시간 거래가 가능한 KODEX골드선물ETF는 4.35% 떨어졌고 이날 이후 매매거래가 정지되고 오는 19일 자진 상장폐지되는 HIT골드ETF도 3.19% 미끄러졌다. 이처럼 금관련 주식과 펀드가 급락세를 보이는 것은 최근 유럽 재정위기로 인해 달러화에 대한 선호가 급등한 반면, 금 등 상품가격은 크게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금 선물 2월물 가격은 1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장 중 1,6전날 대비 온스당 73.2달러(4.4%)나 떨어진 1589.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기준으로 지난 7월21일(1,587달러) 이후 최저 수준이다. 최근 유로존 신용등급 강등 우려 등으로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공포감이 커지면서 글로벌 자금이 달러화로 쏠리면서 금을 비롯한 상품 가격이 급전직하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유럽 주요국의 국채 만기가 집중되면서 위기감이 심해질 때까지 달러 강세로 금 가격이 추가로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곽태원 우리선물 연구원은 “올 8월 이후 금은 증시와 등락을 같이 하고 있어 시장에 충격이 처음 가해지는 시기에는 금 가격도 크게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내년 상반기까지 안전자산 수요가 높아지면서 달러화와 금값이 동반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곽 연구원은 “2009년 2월, 2010년 5월과 같이 공포심이 극에 달하고 유로존 이슈가 부각됐을 때는 달러 가격과 금 가격이 동시에 상승했다는 점에서 향후 대외 여건에 따라 금값이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