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돼 지난달부터 영업이 정지된 부산저축은행 계열 은행장이 자신의 아들이 운영하는 화랑에 수백억원을 불법 대출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특별수사대는 자신의 아들에게 약 90억원을 불법 대출해 준 혐의(상호저축은행법 위반 등)로 부산2저축은행장 김모(65)씨와 김씨의 아들 C갤러리 대표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앞서 경찰은 제2금융권 저축은행의 대주주가 자신의 아들이 운영하는 갤러리의 운영자금을 소위 바지 사장명의로 편법 부당 대출해 줬다는 첩보를 바탕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부산저축은행 대주주이자 부산2저축은행장인 김씨는 자신의 아들 김모(31)씨가 운영하는 C갤러리에 그림 구입비 등의 명목으로 2008년 2월부터 2010년 4월까지 6차례에 걸쳐 92억6,000만원을 불법 대출해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현행법상 상호저축은행은 대주주 또는 대주주의 존·비속에게 자금을 빌려줄 수 없다. 경찰은 또 김씨와 짜고 C갤러리 대표에게 약 50억~130억원을 각각 불법 대출해 준 혐의로 부산저축은행장 김모(58)씨, 중앙부산저축은행장 오모(57)씨, 대전저축은행장 김모(59)씨 등 부산저축은행계열 은행장 3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부산2저축은행장의 동서인 부산저축은행장 김씨는 수차례에 걸쳐 133억3,000만원을 C갤러리에 불법 대출해줬다. 또한 중앙부산저축은행장인 오씨는 56억 4,100만원, 대전저축은행장 김씨는 80억원을 각각 불법 대출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4개 저축은행이 C갤러리에 빌려준 돈은 362억3,100만원에 달하며 이 가운데 160억7,000만원은 사실상 회수 불가능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은행장은 또한 중앙부산저축은행의 홍보실장인 박모(58)씨 이름으로 W갤러리를 설립하고 W갤러리에 대출해주는 수법으로 C갤러리를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W갤러리는 C갤러리와 같은 사무실을 사용하는 유령기업이었으며 C갤러리 대표 김씨는 W갤러리의 자금을 사실상 멋대로 사용했다고 경찰 관계자는 밝혔다. 한편 검찰은 부산저축은행이 해외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과정에서 불법으로 대출을 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