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총수 내부지분율 모두 줄었다
구조조정 영향
삼성과 현대차, SK, LG 등 총수가 있는 대기업집단(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내부지분율이 사상 처음 2년 연속 하락했다. 상위 10대 대기업집단의 총수와 총수일가 지분율도 지난 2012년에 이어 두 번째로 적었다.
10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4년 대기업집단 주식소유현황에 대한 정보’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40개 대기업의 내부지분율은 54.7%로 전년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내부지분율은 계열회사 전체 자본금 중 총수와 친족, 임원 및 계열회사, 비영리법인 등이 보유한 주식 지분 비중을 말한다. 내부지분율이 2년 연속 줄어든 것은 부진한 사업 정리와 구조조정, 인수합병 등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구체적으로 두산의 경우 계열회사의 제3자 유상증자 및 감자, 자기주식 매각, 합병 등이 하락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최근 5년의 추이를 보면 2010년 50.5%에서 2011년 54.2%로 늘었고, 2012년 56.1%로 정점을 찍은 뒤 2013년 54.8%로 하락했고 올해 다시 54.7%로 떨어졌다. 또 전체 63개 대기업집단의 전체 내부 지분율도 28.7%로 지난해 31.7%에 비해 3.0%포인트 감소했다.
상위 10대 대기업들의 총수 단독 지분율은 0.9%로 2012년(0.9%)과 함께 역대 최저였으며, 총수를 포함한 일가의 지분율도 2.8%로 2012년(2.7%)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다만 11~30위 대기업들의 총수 지분율은 4.0%로 상대적으로 높았고, 친족을 포함한 일가 지분율도 6.9%에 달했다. 자산 규모가 적을 수록 오히려 총수와 일가의 지분은 많은 것이다. 그룹별로 부영은 총수일가 지분율이 42.0%로 가장 높았고, 한국타이어와 KCC도 각각 38.5%와 26.2%로 많았다. 반면 낮은 곳은 SK가 0.5%로 지분이 적었고, 현대중공업(1.2%)과 삼성(1.3%)도 낮았다. 김성하 공정위 경쟁정책국장은 “내부지분율은 전체적으로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15개 지주회사집단에 비해 일반집단과 금융회사 보유집단들이 상대적으로 복잡한 소유지분구조 양상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이외에 63개 대기업 중 29곳에서 147개의 금융보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래에셋이 22개로 가장 많았고, 삼성과 동부가 각각 13개 그리고 롯데가 10개로 뒤를 이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중간금융지주제가 도입될 경우 자산규모가 20조원이 넘거나 보험사 1곳을 포함한 3개 이상의 금융사를 보유한 삼성과 현대차, 롯데, 한화, 동부, 태광 등 6개 기업들은 별도로 중간금융지주회사를 둬야 한다.
한편 공정위는 63개 대기업의 신규순환출자현황도 신규순환출자 금지규정이 시행되는 이달 25일 이후에 공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