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차이 옹사왓 태국 총리는 27일 긴급 각료회의를 소집한 뒤 반정부 단체인 국민민주주의연대(PAD)가 주도하는 시위대가 점거농성 중인 수완나품과 돈므엉 등 2개 공항에 대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티라차이 산캐에우 농업부 차관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방콕 외곽 2개 공항의 정상화를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하기로 각료회의에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수도인 방콕으로부터 570㎞ 떨어져 있으며 현 정부의 지지기반이 강한 태국 북부 치앙마이에서 개최됐다.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총리는 질서회복을 위해 군 동원과 집회 금지 등 시민의 기본권 일부를 제한할 권한을 가진다. 그러나 티라차이 차관은 수완나품과 돈므엉 공항의 질서회복의 책임은 경찰에 있다고 밝혀 군 병력 대신 경찰력을 동원해 시위대를 강제해산할 뜻을 비쳤다. 정부가 군 병력 대신 경찰력을 동원하기로 한 배경은 아누퐁 파오친다 육군참모총장이 군 동원을 거부할 수도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아누퐁 총장은 사막 순다라벳 총리 정부 시절인 지난 9월에도 총리가 비상사태를 선포, 정부청사를 점거농성 중인 시위대를 진압할 것을 명령했으나 군 투입을 공개적으로 거부해 정부와 갈등을 빚었었다. 이와 관련, 태국 정부와 반정부 단체가 각각 의회와 시위대 해산을 요구한 군부의 제의를 거부하자 조만간 쿠데타가 발생할 것이라는 소문이 수도인 방콕 일대에 퍼지고 있다. 쿠데타 소문은 솜차이 총리가 자신의 퇴진을 건의했던 아누퐁 총장을 경질할 것을 고려 중이라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오면서 확산되고 있다. 앞서 태국 군부가 운영하는 TV 방송국인 ‘채널 3’은 치앙마이에서 열리고 있는 각료회의 소식을 전하던 중 속보를 통해 군 병력이 방콕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