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권, 수시모집 미등록 충원 노려볼만… 중위권, 내신 좋을땐 학생부 100%전형 고려

■ 수능 성적대별 대입 전략
● 상위권, 학생부 성적보다 월등할땐 수능 100%전형이 바람직
● 중위권, 기대만큼 성적 안나왔다면 적성검사로 뽑는 대학 유리
● 하위권, 취업률 높고 전공 다양한 전문대 지원하는 것도 방법

지난 8일 수능을 치른 서울 서초구 상문고 학생들이 가채점을 하고 있다. 입시 전문가들은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자신의 성적에 맞는 입시 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한다. /서울경제DB


수능이 끝난 지도 일주일이 지났다. 수험생들은 이제 자신에게 맞는 정시 전략을 세우거나 마지막 남은 수시 2차의 지원 기회를 노려야 한다. 정시 전략은 지난 7일 치른 수능의 가채점 결과를 꼼꼼하게 분석하고 수능 성적이 발표되는 27일 전까지 미리 세워두는 것이 좋다. 정시 원서 접수는 다음달 19일부터 6일간 진행되는데 정시 지원의 기회가 세 번에 불과하기 때문에 시간이 임박해서 지원 대학을 결정하기는 쉽지 않다. 수시 2차의 경우 15일에 원서 접수가 마감되는 만큼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가채점 결과 상위권인 수험생이라면 수시모집 미등록 충원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많은 학생들이 주요 대학의 정시 선발 인원이 적다며 좌절한다. 실제로 올해 상위권 대학 중 고려대ㆍ서강대ㆍ서울대ㆍ성균관대ㆍ연세대ㆍ중앙대ㆍ한양대 등 7개교의 수시모집 비율은 평균 74.6%로 전체 4년제 대학의 수시모집 비율인 66.2%보다 높았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 비율만큼의 학생을 선발하지 못한다. 대학 간 중복 합격자로 인해 미달된 인원이 정시로 이월되기 때문이다. 2013학년도 연세대 자연계열 정시모집의 경우 처음 계획된 선발 인원은 497명이었지만 수시에서 미달된 인원을 충원하느라 실제 선발 인원은 717명으로 220명이나 늘었다. 상위권 학생들은 정시 전략을 짤 때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지원할 대학과 학과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수능 우선선발과 수능 100% 전형이 자신에게 유리한지도 살펴봐야 한다. 우선선발은 수능 성적만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제도인데 주요 대학의 우선선발 비율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경희대와 고려대ㆍ서강대ㆍ연세대 등은 우선선발로 70%까지 뽑는다. 성균관대의 우선선발 비율은 인문계열의 경우 70%, 자연계열의 경우 50%에 달한다.

학생부 성적에 비해 수능 성적이 확연히 높은 학생은 수능 100% 전형의 지원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서울시립대는 학생부 30%와 수능 70%로 우선선발을 실시하고 일반선발에서 수능 100%로 나머지를 선발한다. 일반선발의 경우에도 수능의 반영 비율이 50~80%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한국외대의 수능 반영 비율은 80%이며 서강대도 75%나 된다.

중위권 학생의 경우 수시 2차의 대학별고사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특히 수능 시험보다 학생부 성적이 좋은 학생이라면 학생부 100% 전형에 지원하는 것도 좋다. 이들 전형은 다른 전형과 달리 대학별고사가 없다. 따라서 가채점 결과 대학이 요구하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의 충족이 가능하다고 판단된다면 과감하게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수능 가채점 결과 특정 영역의 등급이 잘 나오고 학생부 성적이 3등급 이내의 학생이라면 도전해보는 것이 좋겠다.

가채점 결과가 기대만큼 좋지 않은 중위권 학생들에게는 적성검사 전형을 추천한다. 올해 적성검사 전형을 실시하는 대학은 가천대와 강남대ㆍ경기대ㆍ단국대(천안)ㆍ수원대ㆍ을지대ㆍ평택대ㆍ한신대 등 8개교다. 적성검사는 학교마다 영역이 다르고 출제 유형이 다르기 때문에 본인에게 유리한 영역이나 문제 유형이 나오는 대학을 선택해 공부한다면 적은 시간을 투자하더라도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특히 수능과 출제 범위가 같고 유형이 비슷한 대학의 경우에는 지금까지 준비해왔던 수능과 유형이 같으면서 난이도는 낮기 때문에 수월하게 준비할 수 있다. 다만 그만큼 준비하는 학생이 많아 경쟁률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수능 성적이 평균 4등급 이하인 하위권 학생은 상위권ㆍ중위권 학생에 비해 충분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수도권에 있는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수도권 하위권 대학 지원과 통학 가능한 지방대학 지원, 전문대학 지원 중에서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도권 대학의 경우 영역별 선택이 자유롭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예를 들어 이들 대학은 인문계열의 경우 국어ㆍ영어ㆍ탐구 영역 성적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 수학에서 좋은 성적을 냈어도 반영하는 대학이 별로 없어 수학 성적을 쓸 수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통학이 가능한 지방대의 경우 자신이 잘 본 영역 2과목을 선택하게 하는 등 영역의 선택이 비교적 자유롭다. 예를 들어 인문계열이면서 수학 성적이 좋은 학생이라면 지방대에서는 인문계열의 학과를 선택하기가 보다 수월하다. 수도권 대학에서는 인문계열의 커트라인이 높은 데다 선택이 불가능한 수학 성적까지 제외하고 나면 나머지 영역의 성적만으로 인문계열의 학과에 진학하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이런 인문계열 학생들은 지금까지 자신이 생각하지 못한 자연계열의 학과에 지원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 대부분이 입학 후 갑작스러운 수학 공부에 부담을 느낀다는 단점을 지닌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이들 대학의 장단점을 따져보고 자신에게 맞는 대학을 지원하는 것이 좋다.

취업률이 높고 전공이 다양한 전문대를 노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전문대의 경우 취업을 보장하거나 전문적인 취업을 준비할 수 있는 과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전문대는 4년제 대학과 달리 수시모집에서 지원 횟수 제한이 없는 데다가 4년제 대학과 전문대 간의 복수 지원도 가능하다. 하지만 수시모집에서 합격을 하게 되면 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정시모집에 지원할 수 없는 것은 4년제 대학과 동일하기 때문에 주의해서 지원해야 한다. 도움말=김영일 교육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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