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업계 구조조정 태풍/무리한 시설확장 따른 외화부채 과다

◎한나이어 수산 등도 가세해 급속 확산국제통화기금(IMF) 긴급자금지원 요청을 계기로 각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활발한 가운데 중공업체가 구조조정의 표적이 되고 있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한나중공업이 임직원의 절반인 3천여명을 줄이겠다는 구조조정계획을 발표한데 이어 지난 26일 화의를 신청한 수산중공업도 자구차원의 구조조정방안을 내놓았다. 삼성그룹도 조직의 30%를 축소하겠다고 발표, 그동안 경영실적이 안좋아 구조조정을 진행해 온 삼성중공업의 구조조정 속도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그룹들이 구조조정에서 중공업을 표적으로 하는 이같은 추세는 재계 전반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으며 그 강도도 갈수록 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의 이같은 움직임은 ▲중공업이 시설확장 등을 위해 차입한 외화부채 등 금융부담이 큰데다 ▲가뜩이나 침체돼 있는 내수경기가 IMF 긴급자금지원 요청으로 더욱 얼어붙고 있고 ▲외환시장 붕괴로 수출마저 어려워져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력한 구조조정밖에 없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 충격적인 감원조치를 발표한 한라중공업은 삼호조선소 건설시 1조원을 투자하는 등 금융차입규모가 커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산중공업도 중국내에 건설한 수산통주조선소에 당초 예상보다 2배가량인 6천만달러를 투자, 자금사정이 급속도로 악화되는 요인이 됐다. 삼성중공업은 거제조선소 시설확장에 따른 자금난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장비 판매 등이 부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적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은 이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조직통폐합 ▲한계사업 철수 등을 골자로 한 구조조정을 단행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도크 2기를 증설하는 등 시설확장에 따른 자금난이 심각해 지난 10월 조선·엔진·중전기사업본부를 대대적으로 통폐합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 작업을 완료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력감축을 핵심으로 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다』면서 『이같은 추세는 시간이 흐를수록 강도가 더해질 것』이라고 밝혔다.<채수종·고진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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