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해외투자자에 '러브콜'

에너지등 투자제한 완화

러시아가 국영 에너지기업에 대한 투자제한을 완화하는 등 해외투자자들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의 이고르 슈발로프 대통령보좌관은 29일(현지시간) 모스크바의 미국 상공회의소에서 외국투자자들이 조만간 세계최대의 천연가스생산업체인 OAO가즈프롬의 지분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러시아의 미개발 자원에 대한 소유 규정을 완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정부는 이를 위해 조만간 해외 투자자들이 러시아에서 거래되는 가즈프롬 주식을 매입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지금까지 외국인들은 이 회사의 미국예탁증서(ADR)만 보유할 수 있었다. 알렉세이 쿠드린 러시아 재무장관은 이날 열린 정부정책 세미나에서 “유코스 매각 사태 이후 러시아에 대한 기업들의 투자가 둔화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성장세가 약화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계 수요는 넘쳐나고 있지만 우리 경제는 이를 감당할 능력이 없다”며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경우 앞으로 3년간 경제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 정부 관계자들의 이러한 발언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지난 주 러시아 경제인들과 만나 시장 신뢰회복을 위해 사유화 과정에서 발생한 탈세수사를 종료할 뜻을 밝힌 것과 일맥 상통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슈발로프 대통령 보좌관은 “어느 누구도 또다른 유코스 사태를 바라지 않는다”며 “우리는 그것이 투자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완벽하게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또 “세금을 줄이려는 기업에게는 그에 합당한 조치를 내릴 것이며 유코스는 그 시범케이스”라고 말해 탈세기업에 대해서는 여전히 강력히 대처할 방침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