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나홀로 무역흑자, 유럽경제에 악영향"

佛 라가르드 재무장관, 수출주도 정책 비판


프랑스의 크리스틴 라가르드(사진) 재무장관이 이례적으로 독일의 무역 흑자를 경고하고 나섰다. 독일의 '나홀로 무역흑자'가 장기적으로 유로권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유에서다. 15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라가르드 장관은 "독일은 수출보다도 내수를 진작시켜서 이웃 국가들을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탱고를 추려면 두 사람이 필요한 법"이라며 "이웃 국가들이 무역 흑자를 내고 재정 적자를 해결해야 유럽 경제가 장기적으로 살아난다"고 지적했다. 라가르드 장관은 "독일에 리더가 되라고 요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EU 국가들이 한 배에 타고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라가르드 장관은 또 "지난 10년간 독일이 인건비 상승을 억누르면서 경쟁력을 강화시켜왔다"며 "지나친 인건비 절약이 유로권 전체에 장기적으로 이득인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프랑스와 독일이 이전까지 유럽연합(EU) 내의 무역불균형에 대해 거의 함구해오다시피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경고다. FT는 라가르드 장관이 최근 그리스 사태 이후 유럽식 공동경제체제 자체에 관한 우려가 커지자 단호하게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라가르드 장관은 최근 논의되고 있는 유럽통화기금(EMF)에 대해 "우선 순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그리스가 약속한 긴축 정책을 제대로 시행한 후에야 현행 EU 조약 개정을 검토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라가르드 장관은 "몇 년씩 소요될 모험을 시작하기 보다는 따로 재정적자를 규제 방안을 마련하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독일이 그리스 부도위기 이후 EMF 창설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신중한 태도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