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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201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선 역대로 가장 박진감 넘치는 '코리안 더비'를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스완지시티의 기둥 기성용(24)과 카디프시티의 윤활유 김보경(24)이 주인공들이다.
김보경의 소속팀 카디프는 17일(한국시간) 영국 웨일스 카디프시티 스타디움에서 끝난 찰턴과의 잉글랜드 프로축구 챔피언십(2부리그) 43라운드 홈 경기에서 0대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승점 1점을 추가해 84점(25승9무9패)이 된 선두 카디프는 3위 왓퍼드(71점)와의 격차를 13점으로 벌렸다. 남은 3경기에 관계없이 최소 2위를 확보, 지난 1992년 EPL 출범 후 처음으로 승격을 확정한 것이다. 챔피언십 1ㆍ2위는 EPL에 직행하고 3~6위는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 팀만 EPL의 부름을 받는다.
이날 풀타임 활약한 김보경도 자동으로 사상 12번째 한국인 프리미어리거의 탄생을 알렸다. 휘슬이 울리자 카디프 홈 팬들이 그라운드로 들어와 선수들을 어깨 위로 들어올리며 축제 분위기를 만들었다. 김보경도 팬들 사이에 섞여 영웅 대접을 받았다. 소속팀 승격으로 EPL로 올라가기는 2008년 김두현(당시 웨스트브로미치)에 이어 두 번째다.
일본 세레소 오사카팀 출신으로 올 시즌을 앞두고 카디프와 3년 계약한 김보경은 2골 1도움을 쌓았다. 박지성(퀸스파크 레인저스)이 2011년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며 자신의 후계자로 찍은 선수가 바로 김보경이다. 카디프와 계약 당시만 해도 EPL 약팀, 독일 분데스리가 등에서 온 관심을 뿌리친 데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경험이 중요하다"던 김보경의 판단은 결과적으로 옳았던 셈이다.
카디프와 기성용의 소속팀 스완지는 경기 중 폭력 사태도 심심찮게 일어나는 전통의 앙숙이다. 현재 EPL 9위(전체 20팀)인 스완지는 2부리그 강등 걱정이 없다. 이들이 다음 시즌 벌일 '남웨일스 더비'는 EPL의 또 다른 흥행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축구 사상 첫 동메달을 합작한 김보경과 기성용이 서로 발끝을 겨눠야 해 한국 팬들로서도 설레는 라이벌전이다.
한편 이청용(25)의 볼턴은 EPL 복귀가 안갯속이다. 볼턴은 이청용의 시즌 5호 도움에도 이날 레스터시티에 2대3으로 졌다. 승점 1점 차로 챔피언십 7위(63점)로 밀려난 볼턴은 힘겨운 플레이오프행 티켓 다툼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