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9월 물가 발표후 장세 촉각
월가의 관심사가 첨단기술주의 활로를 찾는 쪽으로 바뀌었다. 지난해는 물론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첨단기술주가 뉴욕 증시의 활기를 불러오는 주인공이었는데, 이제는 월가 분위기를 싸늘하게 식히는 애물단지로 변해버린 것이다.
지난주 뉴욕 증시는 여전히 실적부진 우려 때문에 헤맸다. 전주 애플컴퓨터에 이어 이번엔 나스닥의 간판스타중 하나인 델컴퓨터마저 실적 부진을 예고해버렸다.
이 때문에 컴퓨터주식은 물론,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발표했던 반도체회사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까지 10%이상 폭락하는 장세가 연출됐다.
여기에 지난주말 발표된 9월 실업률까지 30년래 최저치인 3.9%를 기록했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미국 경기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느냐는 기본적인 물음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동안 뉴욕 증시를 헤매게 만들었던 요인인 기업실적 부진도 미국 경기가 두드러지게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는데, 이날 발표된 9월중 실업률은 30년만에 최저치인 3.9%로 오히려 떨어졌다고 나오는 바람에 경제지표의 해석에 대한 의구심이 크게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여하튼 다음 주에는 이같은 시각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지표인 9월중 생산자물가가 금요일(13일)에 발표된다. 13일의 금요일에 뚜껑을 열 예정인 9월 물가가 향후 시장의 방향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지난주(2~6일) 동향=실적부진 우려가 나스닥시장을 또다시 거꾸러지게 만들었다. 특히 지난주 델컴퓨터의 실적부진 예고는 컴퓨터뿐 아니라 반도체 등 첨단기술주 시장을 완전히 가라앉게 만들었다.
게다가 지난 주말에 9월중 실업률이 30년만에 최고치인 3.9%로 나타나면서 시장의 불안심리는 극도에 달했다. 실업률이 그만큼 낮다는 것은 경기가 여전히 뜨겁다는 얘기고, 이는 곧바로 FRB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달리 말하면 추가 금리인상은 없다고 하더라도 그동안 시장에서 기대했던대로 내년부터의 금리인하 정책이 물건너갔을 확률이 매우 높아진 실정이다.
최근 월가, 특히 나스닥시장의 경우 완전히 폭탄을 맞은 기분일 수밖에 없다. 반도체를 비롯해, 인터넷이 강타당했고, 경기둔화에 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바이오테크까지 급락세를 보인 실정이다.
지난주에 나스닥지수는 무려 8.5%나 하락했고, 연초대비로는 17.4%나 떨어진 상태다. 다우지수는 지난 한주동안 0.5% 하락에 그쳤고, 연초대비로는 7.8%
하락했다.
그러나 지난 5월24일의 최저치 3,042에 비해서는 아직도 여전히 10%이상 높은 상태라는 점을 지적하는 전문가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나스닥 첨단기술주의 인기는 이미 사라졌고, 최근 경기둔화로 인해 향후 성장세가 과거만 못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첨단기술주의 주가수준이 너무 높다는 인식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금주(9~13일) 전망=다음주 가장 큰 화제는 금요일의 생산자물가지수(9월)다. 8월의 생산자물가지수는 마이너스 0.2%였지만 9월에는 최소 0.4% 상승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나마 에너지 및 식품가격을 제외한 핵심생산자물가는 8월의 0.1% 수준이 계속 이어져 9월에도 0.1%로 예상되고 있다.
경제지표로는 생산자물가지수 외에 금요일에 소매판매실적이, 목요일에 수출입물가동향 등이 발표되지만 별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이보다는 이번주부터 본격화될 기업실적 발표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주의 경우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기대보다 좋은 실적을 발표했는데도 불구, 델컴퓨터가 향후 실적부진을 예고하는 바람에 반도체주가까지 빠져버렸다.
이번주에는 야후,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스(AMD), 바이오겐, 모토롤라, 베스트푸드 등 각계의 간판격이 다수 실적을 발표하게 된다. 각 업종의 간판스타들의 실적발표가 당분간 해당 업종의 주가를 지배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뉴욕=이세정특파원 boblee@sec.co.kr
입력시간 2000/10/09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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