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사모(私募)펀드 육성의지를 밝힌 가운데 은행권이 잇따라 대규모 사모펀드 조성작업에 나서고 있다. 산업은행이 최소 1조원 이상의 사회간접자본(SOC) 전용 사모펀드를 만들기로 한 데 이어 우리ㆍ국민 등 시중은행들도 이 달부터 중소기업 지원, 프로젝트파이낸싱(특정 사업의 미래수익을 담보로 한 자금지원), 인수합병(M&A) 전용 펀드를 속속 출범시킬 예정이다.
7일 금융계에 따르면 산은은 연기금과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대거 참여하는 최소 1조원 이상의 사모펀드를 조성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산은의 한 관계자는 “펀드는 주로 SOC시설에 투자하게 되며 투자기간이 최장 20~30년에 이를 정도로 길어 장기투자가 가능한 기관투자가 중심으로 자금을 모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산은은 강원도 및 원주시와 공동으로 원주권 일대 600만평 규모의 기업도시 건설 타당성 조사에 곧 착수할 것”이라며 “내년 초 원주 기업도시 개발계획이 구체화되면 사모펀드를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도 이달 중 중소기업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만드는 것을 시작으로 총 1조원대의 사모펀드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우리은행은 자체 자금으로 펀드를 조성, 우량 중소기업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오는 6월 1,000억~2,0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출범시켜 주로 건설과 관련한 프로젝트파이낸싱, M&A 등에 투자할 예정이다. 신한금융지주사 역시 자회사인 신한ㆍ조흥ㆍ제주은행과 굿모닝신한증권 등을 중심으로 사모펀드를 조성해 우량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앞서 재정경제부는 지난 6일 투자자 30인 미만(최소투자 한도 개인 20억원, 법인 100억원)이 펀드를 조성해 M&A나 SOC시설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간접투자자산운용법을 입법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