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 졸업보인다" 희망 가득

"워크아웃 졸업보인다" 희망 가득 [희망 2001] 현장 (3) 대우전자 구미공장 2일 구미공장 TV 생산라인. 밤 9시가 되었는데도 공장은 활기로 넘친다. 하루 2~3시간씩 연장 근무에 격주 휴무(토요일)도 반납하고 있지만 해외 주문은 계속 쌓이고 있다. 라인별로 24시간 풀 가동에 들어간 곳도 있다. 신재철 공장장은 "대우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던 98년 12월에 구미공장에서 10명의 임직원 중 6명이 회사를 떠나던 때와는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칩마운터 라인에서 만난 10년차의 한 사원은 "힘들어도 월 30만~40만원의 수당을 더 받는다"며 "무엇보다 일감이 없어 놀던 99년 9월을 생각하면 더 없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이 공장의 TV생산량은 월 16만대. 15만대가 해외로 간다. 지난해초 '빅딜' 논란으로 잠시 주춤했던 바이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있다. 새해들어 일본 미쓰비시의 30만대, 호주 NEC 15만대 등의 주문이 대기상태다. 이는 품질ㆍ가격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가전유통의 선두업체인 고지마측도 "일본 제품보다 좋다"며 수입에 나섰다. 노사가 뼈를 깎는 듯한 구조조정으로 1인당 생산성은 99년보다 무려 3배나 늘었다. 직원수가 1,255명에서 500여명으로 60%나 줄었지만 생산은 15만대에서 16만대로 오히려 늘었다. 신 부장은 "노사가 위기극복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한데 따른 것"이라며 "예전에는 주문이 밀리면 노조에게 잔업을 부탁했지만 요즘은 노조가 자발적으로 잔업이나 특근을 정한다"고 달라진 문화를 설명한다. 지속적인 원가절감 및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력도 주효했다. 자재가 들어가 완성품이 나오기까지 전 과정이 10일에서 4일로 줄었다. 이런 현상은 세탁기ㆍ냉장고ㆍ전자레인지 등 백색가전을 생산하고 있는 대우 광주공장도 마찬가지. 전 라인이 풀가동에 하루 4시간씩 잔업을 하고있다. 냉장고와 청소기도 수출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판매량이 99년보다 각각 40%, 100%나 늘었다. 공장 정상화에 힘입어 '워크아웃 조기졸업'이라는 목표를 향해 차근차근 나아가고 있다. 지난해 대우전자는 대우차 부실채권, 세진컴퓨터 부도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당초 기업개선약정(MOU) 목표치를 훨씬 능가하는 202억원의 영업이익과 3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영업이익 목표는 지난해보다 5배 늘어난 1,204억원, 매출액은 8% 늘어난 3조4,200억원. 이와 관련 회사의 한 관계자는 "멀티미디어 부문의 매출증대, 해외법인들의 흑자 전환 등이 예상돼 빠르면 올해말 워크아웃을 졸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최형욱기자 choihu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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