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후 집값변화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12일 판교신도시 2차 분양 당첨자 발표, 민간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내년 1가구2주택 양도세 중과 등 집값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변수들이 추석 이후 줄줄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집은 언제 사고 팔아야 하는지, 지금 청약에 나서면 손해 보지는 않을까 등 고민거리가 늘고 있다. 9일 돌출한 북한 핵 실험이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파장을 제외한 추석 이후 집값 관련 5대 궁금증을 정리한다. 판교 낙첨자들 어디로…유망 택지지구등으로 눈돌릴듯 ◇판교 낙첨자, 청약시장 합류할까=12일 당첨자 발표가 예정된 판교신도시 중대형 아파트 낙첨자들의 행보는 집값을 좌우할 중요한 변수다. 15만207명의 청약자 중 판교 입성에 실패한 낙첨자들이 대거 서울ㆍ수도권 일대 신규 분양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도권 일대 대규모 택지지구나 서울 요지의 아파트에 이들 낙첨자들이 몰릴 가능성도 높다. 이 때문에 10월로 예정된 시흥 능곡지구나 연말 용인 흥덕지구 동시분양 결과가 신규 분양시장 판도를 가늠할 척도가 될 전망이다. 2008년으로 예정된 청약가점제도 낙첨자들이 통장 사용을 서두르게 만들 것으로 관측된다. 자칫 무용지물이 되기 전에 돈 될만한 아파트에 적극적으로 청약하려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판교 낙첨자 중 상당수는 신규분양을 포기하고 적극적으로 일반 매매 거래로 돌아설 수도 있다. 대치동 N공인 관계자는 “여전히 강남권에는 집값이 바닥을 치면 사겠다는 대기수요가 풍부하다”며 “조금만 집값이 오를 조짐이 보이면 매수세가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중대형도 오름세 탈까…판교낙첨자 가세땐 강세 가능성 ◇중소형 오름세 중대형으로 확산될까=최근 집값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중소형 아파트 가격의 상승세가 4ㆍ4분기에 중대형으로 확산될 지 여부도 관심이다. 전문가들은 판교 낙첨자들이 기존 중대형 아파트의 매수에 나설 경우 중대형 아파트 가격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9월 한달 동안 집값 상승률은 20평형대 이하가 1.93%로 가장 높았고, 30평형과 40평형이 각각 0.92%, 0.95% 올랐다. 반면 40평형대 이상과 50평형대 이상 중대형은 상승률이 각각 0.74%, 0.50%에 그쳐 중소형에 비해 상승 폭이 적었다. 이는 전세값이 급등으로 전세 수요자들이 매수에 적극 나서면서 중소형 위주의 수요가 늘고 있는 게 주된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전체적인 집 값 상승 무드를 타면서 판교 낙첨자들이 기존 아파트의 매수에 가세할 경우 이 같은 상승세가 중대형 아파트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부동산 투자자문 회사인 세중코리아의 김학권 사장은 “전체적으로 집 값이 재 반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다, 판교 낙첨자들이 기존 중대형 매수에 나설 경우엔 추가 상승의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양도세 회피 매물 나올까…다주택자 보유로 선회 나올 매물은 이미 나와 ◇양도세 회피매물 정말 쏟아질까=올 상반기만 해도 양도소득세를 피한 매물은 연말이 가까워올수록 많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발표된 8ㆍ31대책에 따라 오는 2007년부터 1주택자를 제외한 2주택자(50%)와 3주택 이상 소유자(60%)에 대해 양도세가 중과되기 때문이다. 시장에 매물이 늘어나는 것은 곧 집값 하락의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이런 ‘희망’은 비켜나갈 가능성이 높다. 최근 고분양가 논란과 전세난 등으로 집값이 다시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나왔던 매물도 오히려 거둬드리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도 이미 나올 매물은 다 나왔다는 게 중론이다. 아직도 2주택 이상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은 양도세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알짜 물량’을 계속 보유하기로 결심했다는 설명이다. 고준석 신한은행 PB 부동산팀장은 “이미 악재가 시장에 다 반영된 상황이라 연말이 가까워온다고 해서 양도세 회피매물이 나오진 않을 것”이라며 “거래시장이 정상궤도에 진입할 기미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남 아파트값 다시 뛰나…저가 급매물 거의 소진 집값 꾸준한 강세 예상 ◇숨고른 강남 집값 다시 뛰나=지난 3ㆍ30 부동산 대책 이후 줄곧 약세를 면치 못했던 강남권 집값이 최근 다시 꿈틀거릴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도 중요한 변수다. 추석 직전인 9월 마지막 주 강동(1.54%)ㆍ강남구(1.08%) 등 강남권 재건축이 3ㆍ30 이후 주간 상승률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재건축 시장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재건축을 비롯한 강남권 아파트 시장이 각종 규제들에 어느 정도 내성을 갖췄다고 판단, 연말까지도 상승 기조를 지속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판교 낙첨자들의 상당수가 강남권 시장으로 방향을 틀 여지도 많다. 함영진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이미 강남권의 저가 급매물은 거의 소진됐고 오랜 대기세가 확실히 매수세로 돌아선 것 같다”며 “수급 불균형에 유망 분양물량도 별로 없어 강남권 집값이 꾸준히 강세를 보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고분양가 억제책…기존 집값 안정이 우선 분양시장 과열 우려도 ◇고분양가 억제책, 집값도 잡을까=최근 판교, 파주, 은평 뉴타운 등에서 고분양가 논란이 불거지며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가 분양가를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에 따라 분양원가 공개 논란도 재 점화됐다. 하지만 분양가를 낮춰도 집값을 잡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규현 주택도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분양가를 낮추는 것보다 기존 주택시장을 안정화하는 것이 우선해야 한다”며 “재고 주택의 가격이 하락하면 신규 분양되는 집값도 떨어질 것이다”고 예상했다. 그는 분양원가 공개도 집값을 낮추는 것보다 분양가 책정의 현실화 여부를 파악하는 선에 그쳐야 한다고 말했다. 인위적으로 분양가를 낮출 경우 시세 차익을 노린 투자자가 신규 분양시장으로 몰려 시장이 오히려 과열될 수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한 민간건설업체 관계자는 “집값이 높은 지역은 그만큼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강남권을 비롯해 실수요자가 원하는 곳에 공급을 확대하는 것이 오히려 낫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