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케이블 TV 3위업체인 미디어원(MEDIAONE)의 인수를 둘러싼 미 통신업체간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특히 장거리 전화업체인 AT&T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메리카 온라인(AOL)이 컴캐스트를 지원하고 나섬에 따라 인수전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3일 미디어원이 지난 주말 특별이사회를 열어 당초 인수를 제시한 컴캐스트가 4일까지 새로운 조건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540억 달러를 제시한 AT&T의 조건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이에따라 컴캐스트가 4일까지 새로운 인수 조건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미디어원은 AT&T에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디어원은 이날 이사회에서 AT&T의 인수 조건이 컴캐스트가 제시한 480억달러 보다 유리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같은 사실은 컴캐스트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컴캐스트는 당초 인수조건으로 무의결권 주식 480억달러를 제시한 반면 AT&T는 200억달러 이상의 현금과 의결권 주식을 포함 540억달러를 제시했다. 이에따라 컴캐스트가 AT&T 보다 유리한 조건을 내놓기는 쉽지않은 상황이다.
특히 2% 미만의 지분을 갖고 있는 컴캐스트의 브리안 로버츠 회장이 향후 80% 이상의 경영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새로운 조건 제시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편 AT&T는 엄청난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는 MS가 향후 어떤 대응 방안을 내놓을 것인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MS와 AOL은 AT&T의 미디어원 인수를 저지하기 위해 지난 주말 컴캐스트와 내부 재정정보 제공에 관한 비밀협정을 맺고 향후 충분한 자금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MS와 AOL은 지난해 7월 미국 제2의 케이블 TV업체인 텔레커뮤니케이션(TCI)을 인수한 AT&T가 미디어원 마저 인수할 경우 향후 전화, 비디오, 초고속데이터, 인터넷 서비스 등 광역통신서비스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컴캐스트의 지분 10억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MS는 200억달러 이상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주식 시가총액도 AT&T 보다 3배 이상 많아 AT&T 입장에서는 가장 부담스러운 존재가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에서는 MS가 컴캐스트를 제치고 미디어원 인수의 전면에 나설 경우 인수전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차세대 통신시장의 선점을 위한 AT&T와 컴캐스트-MS-AOL간의 미디어원 인수전이 세계 통신시장의 지각변동과 연계돼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형주 기자 LHJ303@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