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홍수 악몽 벗고 살아나는 태국경제

제조업·내수 개선 기대에 성장률 전망치 상향 조정

지난해 70년 만의 대홍수로 침체에 빠졌던 태국경제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태국 재무부 산하 재정정책청(FPO)은 27일 지난해 홍수로 위축됐던 제조업경기가 개선되고 소비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제성장률(GDP) 전망치를 5.5%로 기존보다 0.5%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이에 앞서 최근 태국 중앙은행도 올해 GDP 성장률을 4.9%에서 5.7%로 올렸다.

태국은 지난해 10월 발생한 대홍수로 7개 주요 공단이 침수피해를 당하는 등 국토의 3분의1이 물에 잠겼다. 경제적 타격도 엄청났다. 지난해 4ㆍ4분기 태국의 GDP 성장률은 -9.0%로 추락했으며 연간 성장률도 전년(7.8%)에 비해 크게 떨어져 0.1%에 그쳤다.

FPO는 이날 특히 홍수로 위축됐던 투자가 다시 늘어 GDP의 41%를 차지하는 제조업경기를 살릴 것이라고 밝혔다. FPO에 따르면 올해 민간 부문 투자는 지난해 7.3% 증가에서 11.9%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8.7%를 기록했던 공공 부문 투자도 대대적인 복구사업에 힘입어 12.7%나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태국 정부는 수자원관리와 홍수예방을 위해 3,500억밧 규모의 프로젝트 추진계획을 밝힌 바 있다.

내수도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민간소비와 공공소비는 각각 1.4%와 1.3% 늘어나는 데 그쳤으나 올해는 모두 4.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FPO는 또 올해 수출이 13.5%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물가상승률은 3.6%선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태국경제가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지난해 홍수피해 복구를 위해 두 차례 내렸던 기준금리도 다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태국 재무부 관계자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경기회복 정도에 따라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며 "올해 말에 기준금리가 3.25%로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태국 중앙은행은 지난 21일 기준금리를 3%로 동결했다.

한편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혼다자동차는 홍수발생 가능성이 낮은 남동부 지역에 연간 12만대 생산능력을 가진 공장을 건설해 오는 2015년부터 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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