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금리정책(사설)

종합주가지수 7백선이 붕괴되고 3년만기 회사채 수익률이 12.6%를 넘어 13%를 바라보고 있다. 고비용구조의 주범인 고금리를 낮추는 것이 정부의 「경쟁력 10% 높이기」 캠페인의 핵심이었다. 이를위해 정부는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낮추는 등 정책수단을 동원했으나 실세금리는 거꾸로 올라가고 있다. 금리상승은 주식 시장을 붕괴시킬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성장잠재력을 잠식시켜 국제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주범중의 하나이다. 금리상승은 기업의 금융비용부담을 가중시키고 설비투자를 위축시키기 때문이다.그러나 금리 문제는 인하가 쉽지 않다는데 있다. 우리나라 금리는 미국 독일에 비해 2.5배이상, 일본에 비해서는 4배이상 높다.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이 이들 국가에 비해 높다는 점이 그 원인으로 설명되고 있다. 그러나 물가상승률을 차감한 실질금리 역시 2∼4배이상 높아 물가상승률보다는 높은 경제성장률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나 기타 국책연구소들이 내년에 저성장을 해서 경제를 안정시킨다는 처방을 내놓은 것도 이와 연관이 있다. 피셔(Fisher) 방정식에서 보듯이 명목금리는 실질금리와 기대인플레이션의 합으로 나타나고 명목금리의 균형수준을 명목경제성장률로 볼 때 이러한 이론이 성립될 수 있다. 그러나 대만, 포르투갈, 스위스 등은 실질금리가 실질경제성장률에 비해 낮아 국가마다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증시봉락장세의 원인 폐쇄경제하에서는 기업의 투자가 저축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나 자본시장이 개방되면 기업투자가 국내저축에만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실질경제성장률과 실질금리간에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금까지 금리인하를 반대하는 논리는 세계2위의 저축률이 금리인하로 인해 급격히 하락하고 과소비가 증대할 것이라는 주장때문이었다. 이러한 주장은 단기적으로는 인정되지만 장기적으로 금리인하는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근로자의 소득증대로 연결돼 저축이 높아질 가능성도 높다. ○하향안정화 필수적 우리나라 경제에 있어서 금리결정이론은 금리보다 소득이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60년대의 30% 고금리시대보다 지금의 저축률이 높은 것이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따라서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해서 금리의 하향안정화가 필수적이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이나 정부국책연구소에서는 기업의 높은 부채비율과 차입의존형 경영때문에 금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민간연구소나 기업은 당장 금리가 내려야 국제경쟁력이 개선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현상은 매출액 대비 금융비용이 5%이상인 현실에 비추어 양쪽 다 타당성이 있지만 지난 30년간 부채비율의 개선이 없는 것을 보면 기업경영자들이 내부자금 유보보다는 규모확장에 급급한 과잉투자에서 원인을 찾아야 할 것이다. 또한 과잉투자가 비생산적인 곳으로 유입되어 비효율을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에도 문제가 있다. 과거 정권의 신도시 건설은 사회 간접자본 투자로 돌려졌어야 했다. 도로와 항만건설의 증설없이 투자효율성이 낮은 주택부문으로의 투자는 자본의 한계생산성을 낮게 만들었다. 정부의 거시경제정책에 대한 안목의 부족은 국민을 고생시킨다. ○효과잃은 자본자유화 최근 국제수지 적자가 대폭 확대되면서 통화량을 수축하여 금리를 인상시키고 환율의 지속적인 평가절하에 따라 자본수지마저 5년만에 적자로 돌아서는 등 금융 및 자본시장 개방에 따른 외국자본유입의 효과를 둔화시키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과 함께 설상가상으로 경상수지의 적자를 대폭 확대시켜 자본시장 개방에 따른 외국자본유입에 의한 금리인하 효과를 억제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외국의 자본자유화에 대한 경제적 효과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자본시장개방확대는 국내금리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실증분석되고 있다. 이러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물가상승과 환율의 급격한 상승을 억제하면서 통화량을 증대시켜 금리를 하향 안정화시키는 길을 택해야 한다. 만약 국제금리와 국내금리의 차이를 좁히지 못할 경우 외국자본의 급격한 유입에 의해 물가상승과 환율하락으로 연결되어 국제경쟁력을 급속하게 저하시킬 염려가 있다. 이러한 역효과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금리와의 차이 해소는 앞으로 거시경제정책의 기본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지급준비율 인하, 통화량의 간접규제 등 중앙은행의 역할이 보다 강조되어야 한다. 정부도 재정긴축을 통해 솔선수범해야 할 것이다. 금리인하는 결과적으로 주식시장의 상승으로 연결되고 이는 곧 국제경쟁력 향상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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