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화장품 브랜드가 백화점 1층 매장의 '꽃'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 들어 백화점 매출이 전체적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있지만 그루밍족(패션과 미용에 투자하는 남자들)의 씀씀이는 줄어들지 않아 남성 화장품은 20~30%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남자가 미용에 관심을 갖는 데 대해 사회 전반적으로 거부 반응이 있었지만 요즘은 패션과 피부미용에 신경 쓰는 남자가 자기관리를 잘하고 호감 가는 인상을 주는 것으로 사회의 인식이 바뀌면서 '피부미남'을 꿈꾸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
17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크리니크ㆍ비오템ㆍ랑콤 등 주요 인기 화장품 브랜드의 남성 전용제품 매출이 지난해 20~30%가량 증가했다. 남성 화장품 브랜드인 랩시리즈는 올 들어 20%대의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고 시슬리와 SK-Ⅱ의 남성제품 매출 구성비는 15~20%, 비오템은 30%까지 높아졌다.
현대백화점도 올 들어 비오템 옴므의 매출은 17.7% 랩시리즈는 19%가량 늘었다. 이는 전체 화장품 신장률인 10%를 2배 가까이 웃도는 수준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남성 화장품 매출 신장률이 30% 정도를 기록해 화장품 전체 매출 가운데 남성의 비중이 10% 정도로 올라섰다"고 말했다.
남성들이 로션ㆍ애프터셰이브로션 등만 바르던 예전과 달리 아이크림ㆍ에센스ㆍ수분크림 등 고가의 기능성 화장품 구매에 기꺼이 지갑을 열면서 남성 화장품도 전문화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남성 라인을 내면서 화제를 모은 'SK-II 페이셜 트리트먼트 에센스'의 경우 15만9,000원으로 고가임에도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남성 화장품 매출 1위에 올라 있다.
이에 따라 화장품 업체들은 신제품 출시, 매장확대 등으로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비오템 관계자는 "앞으로 백화점 입점매장을 더 늘릴 계획"이라며 "올 5~6월에는 처음으로 남성용 비비크림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화장과 피부관리에 관심은 있지만 기본지식이 없는 남성들을 겨냥해 백화점이나 화장품 업체의 미용교육 프로그램도 늘어나는 추세다. 랩시리즈나 비오템 옴므 등은 백화점 매장에서 지난해 처음으로 남성전용 스킨케어쇼를 시작했는데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참가해 업체 측도 놀랐다는 후문이다. 롯데백화점 문화센터는 올 봄학기에 남성고객을 위한 스킨케어 강좌를 크게 늘렸으며 여름학기에는 남성들만을 위한 피부관리 특강도 계획하고 있다.
고종수 롯데백화점 본점 화장품파트 리더는 "의류뿐 아니라 피부관리에도 신경을 쓰는 남성고객들이 늘면서 이들을 응대하기 위한 남자 판매사원도 많아졌다"며 "앞으로는 남성고객들을 위한 제품 설명회나 피부관리 강좌 등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