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금호그룹에 넘어가나
(서울=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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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그룹, 대우건설 인수금액 6조6천억원 제시
매각이 막바지에 다다른 대우건설의 최종 승자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가장 중요한 기준인 인수가격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다 비가격적 요인에서도 채권단이 별반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우건설 노동조합이 정부 여당과 채권단 등의 금호그룹 밀어주기 의혹을 제기하고 있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금호그룹, 6조6천억원으로 최고가 제시 =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종 입찰에 참가한 5개업체중 금호그룹이 가장 높은 인수금액을 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비밀준수협약에 따라 입찰금액이 공개되지 않고 있으나 금호그룹은 채권단이 보유한 72.1% 전부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6조6천억원선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그룹과 프라임산업, 유진기업, 삼환기업 등은 채권단 지분 전부를 인수하겠다고 하지는 않았으나 전부를 인수하는 것으로 환산할 경우 인수금액은 각각 6조4천억원, 6조1천억원, 6조원, 5조5천억원 수준이다.
72.1%의 인수가격이 6조원만 되더라도 지난 8일 대우건설 주식 종가(1만2천450원)를 기준으로 할 때 경영권 프리미엄이 97%나 된다.
일단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인수금액인만큼 금호그룹이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것으로 보인다.
금호그룹은 비가격적인 요인인 도덕성 등의 평가에서도 별로 감점 요인이 없다는 것이 채권단의 분석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노조, 금호그룹 밀어주기 강력 반발 = 금호그룹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우건설 노동조합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 여당과 자산관리공사 등이 조직적으로금호그룹을 밀어주고 있다면서 강력한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노조는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자회사인 대우증권을 통해 금호그룹 컨소시움에1천500억원을 투자하고 매각주간사인 삼성증권 소속의 애널리스트가 금호그룹에 유리한 보고서를 낸 점, 자산관리공사가 수시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평가기준을 바꾼점 등을 금호그룹 밀어주기의 예로 들고 있다.
노조는 또 대우건설을 출자총액제한제도 적용 대상에서 예외로 인정하도록 한것도 대기업, 특히 금호그룹에 유리하도록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창득 노조위원장은 "열린우리당 우모의원 등을 방문해 출총제 예외를 인정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을 전달하려고 했던 3월에 이미 보좌관 등을 통해 'K그룹의 인수가 유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조직적인 밀어주기가 진행된 증거"라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금호그룹의 경우 인수 총괄책임자인 경영전략본부 오남수 사장이2002년 불법으로 대선자금을 지원한 적이 있는데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하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으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기준에 건설업 경험 및 시공능력, M&A 관련 실적 등을 포함한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금호그룹 자금 조달 우려 = 금호그룹이 대우건설 인수를 위해 자체 조달가능한 자금은 2조원 안팎으로 추산되고 있다.
나머지는 재무적 투자자를 통해 조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미래에셋, KTB네트워크, 메릴린치, 국민은행, 대우증권 등이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밀실사 등을 거치면서 실제 인수금액이 입찰금액보다 10%정도 줄어든다고 하더라도 많게는 4조원 정도의 빚을 져야 한다는 계산이다.
이 때문에 너무 고가에 인수하는 데 따라 대우건설이 다시 부실화될 가능성도제기되고 있다.
대우건설 노조는 "대우건설 자체 부채인 3조1천757억원을 포함할 경우 부채만 8조원 내외에 이르게 된다"면서 "시중 최저금리를 연 5%만 잡아도 매년 4천억원의 이자를 갚아야 하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입력시간 : 2006/06/15 1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