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TV] 7대은행 5월 주택대출 6조3천억↑…두달째 6조원대

전체 잔액은 소폭 감소…“안심대출 첫 유동화 여파”

국내 7대 은행의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또다시 6조원대 증가세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지난달에는 안심전환대출로 유동화된 물량이 상당 부분 있어 외견상으로는 감소를 기록했다.

3일 각 은행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외환·농협·기업 등 7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 4월 말 330조9,773억원에서 지난달 말 330조9,364억원으로 409억원 감소했다. 그러나 안심전환대출 유동화까지 참작하면 실제 주택담보 대출액은 5월 한 달 동안 6조원 이상 늘어났다. 이들 7개 은행은 지난달 안심전환대출분 6조4,120억원 규모를 주택금융공사로 양도했다. 지난 3월 안심전환대출 시행 후 처음으로 유동화가 시작된 것이다. 따라서 유동화 금액을 제외하면 5월 한 달간 7개 은행의 주택담보 대출 증가액은 6조3,711억원에 이른다. 올해 4월 이들 은행의 주택담보 대출 증가액(6조8,395억원)에 버금가는 규모다. 두 달 연속 6조원을 돌파한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전통적으로 비수기인 5월에 주택담보대출이 이처럼 급증한 것은 유례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 금융권의 분석이다. 지난해(1조7,719억원)와 2013년(1조9,534억원), 2012년(1조8,265억원), 2011년(1조538억원), 2010년(7,975억원) 5월 증가액은 2조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처럼 올해 5월 대출액이 예년에 견줘 3배 이상 늘어난 이유는 전통적인 비수기임에도 부동산 거래가 폭증했기 때문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5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만2,244건으로 실거래가 조사를 시작한 2006년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아파트 가격도 전월보다 0.47% 올랐다. 5월 변동률로는 2006년(1.66%) 이후 상승폭이 가장 컸다. 함영진 부동산 114 리서치센터장은 “주택 거래량 증가는 계절적 수요라기보다는 전세난이라는 구조적인 문제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계대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이 비수기에도 증가하면서 가계부채에 대한 경고음은 점점 커지고 있다. 김동원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는 “지난해 가을부터 가계부채의 증가 속도가 너무 빨라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자만 내는 거치기간이 끝나고 원금을 갚기 시작하는 내년 가을쯤부터 부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만약 위기가 찾아온다면 규모적인 측면에서 ‘2003년 카드대란’에 비할 바 없는 큰 위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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