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이 1년전부터 특허분쟁 해결을 위한 물밑협상을 벌여온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현재 최종타결에는 실패한 상태지만 양측이 접촉을 이어갔다는 점에서 합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문건과 정통한 소식통을 이용해 지난해 여름 애플이 특허침해 소송 배심원평결에서 승리한 이후 양측이 몇차례 접촉했으며 지난해 12월 서울에서 대면협상도 가졌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지난 2월 양사가 합의일보 직전까지 갔다가 최종타결에 실패하며 협상분위기가 다시 냉각됐다고 설명했다. 또 양사가 가까운 시일내 합의에 이를 조짐은 보이지 않지만, 협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달초 공개된 ITC문건등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해말과 1월 한국에서 모든 특허관련 법적 분쟁을 한꺼번에 일괄타결하기 위한 포괄적인 크로스라이센스(상호특허 사용허가)계약을 강력히 제안했지만 애플의 동의를 얻어내지 못해 최종합의에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3월에도 협상을 계속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으며 3월말 삼성의 협상 재개요청 이후 애플측의 응답은 확인되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특허분쟁에 대한 포괄적 또는 개별적 합의가능성은 2005년 삼성이 아이팟 소형화부품을 공급하기 시작한 이후 스마트폰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던 양측의 특수관계의 또다른 단면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최근 애플은 삼성에 대한 부품의존도를 낮추려고 내년부터 대만 TSMC에서 일부 칩을 공급받기로 했지만 이와 별도로 삼성과도 2015년부터 칩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1년부터 2년이상 지속된 특허침해 소송은 양측이 일진일퇴하고 있다. 미 법원 1심소송에서는 애플이 삼성의 특허침해와 6억달러 규모의 배상액을 이끌어냈지만, 지난달 ITC는 아이폰 일부모델에 대해 미국 수입금지명령을 내린 바 있다.
지금도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지만 상대방과의 협상 의사를 버리지 않고 있어 향후 극적 합의에 이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삼성전자와 애플은 경쟁자임과 동시에 상호 의존도가 높아 합의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