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현장 핫이슈] 대구벤처 '구닥다리 개발' 헛고생

[산업현장 핫이슈] 대구벤처 '구닥다리 개발' 헛고생정보력부재로 상요화된 아이템에 매달려, 외부유출우려 정보공유않고 '밀실' 운영탓 대구·경북지역 벤처기업 상당수가 정보력 부재 등으로 이미 개발됐거나 상용화된 기술이나 아이템에 매달려 뒤늦게 기술개발에 나서는 등 헛고생을 하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역 벤처기업 가운데 상당수는 관련업계에 대한 정보부족 등으로 남들이 이미 개발한 기술에 매달려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IT)분야 벤처기업들은 이같은 경향은 더욱 심각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대구지역 모창업보육센터 입주업체인 A사의 경우 IMT-2000사업에 따라 국내 대형 정보통신사에서 이미 개발을 완료한 휴대폰과 인터넷을 연결하는 보안솔루션을 올초 개발했다. 이 회사는 연구원 6명이 지난 1년동안 매달린 이 성과물을 바탕으로 최근 창투사를 통해 2억원의 투자유치를 시도했으나 이미 개발된 기술인 것으로 드러나 무산됐다. 또 인터넷 보안솔루션 업체인 B사도 올초 자신들이 개발한 보안솔루션을 가지고 정보통신부에 벤처인증을 신청했으나 역시 서울지역 기업이 이미 특허를 얻은 기술인 것으로 밝혀져 인증을 받지 못했다. 초음파센서 기술로 생활가전제품을 생산하는 C사도 최근 엔젤투자가들을 통해 투자유치를 시도했으나 이 회사의 아이템 상당수는 이미 관련업계서는 일반화된 제품이어서 투자가들이 발길을 돌렸다. 창투업계는 지역 벤처기업 가운데 상당수가 이미 개발됐거나 상용화된 기술이나 아이템을 뒤늦게 개발하는 경향이 강하고 특히 IT분야 업체들의 90%정도는 이른바 「철지난 아이템」에 매달려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같은 경향은 지역 벤처업계가 인적자산이 풍부하지 않은 탓도 크지만 벤처기업인들이 박람회나 세미나 등 관련업계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각종 행사에 참여하지 않은데다 지나치게 자신들의 기술이나 아이템들이 최고라는 맹신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역 벤처업계는 자신들의 개발아이템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우려, 스스로 연구실에 갖히는 「밀실벤처」 성향이 크기 때문에 문제를 더욱 어렵게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대구·경북지역의 경우 벤처기업으로 인증된 업체는 370여개사로 전국에서 12%정도를 차지하고 있지만 기술력을 인정받아 코스닥에 등록된 이른바 스타벤처는 5.2%인 9개사에 불과한 실정이다. 지역 일부 벤처기업들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는 물론 외국 기업들과 정보공유 협정을 맺고 아예 신기술 개발에 앞서 관련업체와 사전에 논의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등 대안을 찾고 있다. 전자카드 전문생산 업체인 IC코리아(대구시 남구 대명동)의 경우 서울, 광주, 부산 등 국내기업 10여개사와 미국, 일본 등 외국 관련업체들과 정보공유 협약을 맺고 기업의 각종 특허기술을 공유, 밀실벤처의 위험을 사전에 예방하고 있다. 김태일기자TIKIM@SED.CO.KR 입력시간 2000/06/26 19:37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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