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재계 이것이 승부수] 한국GM, 신차 10종 출시… '스파크' 풀 체인지로 내수 공략

세르지오 호샤(오른쪽) 한국GM 사장이 지난해 11월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쉐보레 터보 트랙 데이'' 행사에 참가해 2015년 경영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제공=한국GM

한국GM의 인천 부평 본사 내에 위치한 디자인센터 외부 전경. /사진제공=한국GM

"내년에 10종의 신차를 한국 시장에 내놓을 계획입니다. 2015년은 한국GM에게 아주 특별한 해가 될 것입니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은 지난해 11월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쉐보레 터보 트랙 데이' 행사에 참가해 이 같이 강조했다. 호샤 사장의 말처럼 한국GM은 올해 공격적인 신차 출시로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지난 22일 준중형 차인 '크루즈'의 부분변경 모델이 출격하며 올 한해 공격 경영의 포문을 열어 젖혔다.

이처럼 한국GM이 공격적인 경영 계획을 세운 것은 지난해 국내에서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치울 정도로 무서운 상승세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GM은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경쟁사의 압박과 생산물량 감소라는 이중고 속에서도 총 15만4,381대를 판매하며 2002년 회사 출범 이래 신기록을 달성했다.

이 같은 판매 기록 달성에는 경차 '스파크'와 중형 세단인 '말리부', 미니밴인 '올란도' 등이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특히 말리부는 디젤 모델이 인기를 끌면서 가솔린 차도 덩달아 판매량이 올라가는 등 기염을 토했다. 말리부 가솔린 모델의 국내시장 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약 9%의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이는 국산 중형차 디젤 세단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가솔린 차 본연의 상품 가치를 재인식시켰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는 평가다. 지난해 말리부 디젤의 판매 대수는 총 6,862대였으며 이는 말리부 전체 판매대수의 약 36%에 해당하는 규모다. 한국GM 관계자는 "국내 최초의 본격적인 디젤 세단이라는 상징성이 차종 자체의 인지도 향상으로 이어지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말리부 디젤의 인기에 힘입어 한국GM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트랙스'의 디젤 모델도 막바지 개발 작업을 진행, 올해 국내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의 성공 요인은 디젤과 터보, 레저용 차량(RV) 등 3색(色) 전략이 유효했기 때문"이라며 "올해도 다양한 파워트레인과 한층 상품성이 강화된 제품들로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올해 한국GM이 준비하고 있는 또 하나의 기대작은 바로 경차인 '스파크'의 풀 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이다. 스파크는 한국GM의 압도적인 볼륨 모델이다. 실제로 지난해 판매량은 무려 6만500대로 2위인 올란도(1만9,695대)보다 무려 세 배 가량 많았다. 특히 스파크는 한국GM이 지난해 국내에서 거둔 전체 판매 실적의 40%가량을 혼자 담당하는 등 볼륨 모델로서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한국GM 관계자는 "완전변경 모델이 나온 지 5년이 넘어 모델 노후화로 인해 인기가 떨어질법도 한데 꾸준하게 팔리고 있다"며 "올 하반기 신차가 나오면 판매량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GM은 제너럴모터스(GM)의 고급 브랜드인 캐딜락 라인업 확대도 계획 중이다. 호샤 사장은 지난해 쉐보레 터보 트랙 데이 행사에서 "한국에 캐딜락을 론칭할 당시 매년 1대씩 출시할 것이라는 약속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며 "캐딜락의 비전은 '55 1010'"이라고 말했다.

'55 1010'이란 5년 안에 수입차 시장 점유율을 5%로, 10년 안에는 10%까지 올리겠다는 의미다. 한국GM은 이를 위해 캐딜락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영업망과 서비스망을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한국GM은 '임팔라' 수입도 검토 중에 있다. 임팔라는 최근 알페온에 이어 대형 세단 시장을 이끌 차기 모델로 주목 받고 있는 모델이다. 한국GM이 올해 해결해야 할 또 하나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바로 군산공장 정상화다. GM 본사의 유럽 쉐보레 철수 결정으로 군산공장의 가동률이 60%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회사는 교대제 전환을 위해 노조와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쉐보레 브랜드의 크루즈와 올란도 두 차종을 생산하는 한국GM 군산공장은 그동안 유럽 쉐보레 판매량의 90%에 달하는 연간 15만대 가량을 생산해 수출해 왔다.

400억 들여 디자인센터 규모 두 배 늘려


나윤석 기자




한국GM은 인천 부평 본사 내에 있는 디자인센터의 인력과 규모도 지속적으로 늘려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내수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한국GM은 디자인센터 증축에 400억원을 투입해 규모를 기존 7,640㎡에서 1만6,640㎡로 두 배 이상 넓히고 대당 수억원에 이르는 최신형 공작기계와 3차원(3D) 프린터 등도 들여와 지난해 재개관했다. 기존에는 규모가 크지 않아 국내 디자이너가 핵심 디자인 작업을 미국 본사에 가서 했다면 이제는 다른 지역의 디자이너들이 한국에 와서 공동 작업하는 형태가 됐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디자센터에는 현재 미국·영국 등 10개국 출신 200여명의 디자인 관련 인력이 일하고 있다. 제네럴모터스(GM)가 전 세계에서 운영하는 10개 디자인센터 가운데 미국과 브라질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디자인센터에 대한 한국GM의 이 같은 공격적인 투자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GM의 한국 철수설'을 불식시키겠다는 의도도 담겨 있다. 지난해 말 GM 본사가 유럽 내 쉐보레 브랜드 철수를 결정하면서 유럽 시장용 자동차를 생산해온 한국GM의 수출량이 올 들어 지난해보다 20% 이상 급감하면서 한국 철수설이 나돌았다. 이와 관련 한국GM 고위 관계자는 "역량을 강화하고 싶지 않은 지역에 투자를 늘리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디자인센터 증축은 한국을 아시아·태평양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의도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과거 이 디자인센터가 개발을 주도한 차량은 한국GM이 생산 중인 쉐보레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랙스'와 '뷰익 앙코르', '오펠 모카' 등이다. 회사 관계자는 "앞으로도 쉐보레 브랜드 차량뿐 아니라 다른 지역 지사가 생산하는 브랜드 차량 개발에 대해서도 디자인센터는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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