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백 국정원 前기조실장 소환조사

대북송금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송두환 특별검사팀은 12일 최규백 국가정보원 전 기조실장을 소환, 현대상선의 2억달러(2,235억원) 대북송금에 개입한 경위 등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최 전 실장은 이날 오전 10시께 특검 사무실에 출석,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을 피한 채 조사실로 향했다. 특검팀은 최씨를 상대로 현대상선측에 환전편의 등을 제공하라는 지시를 누구로부터 받았으며 당시 임동원 국정원장에게 보고한 뒤 승인 받았는지 여부 등을 집중 조사했다. 특검팀은 또 최씨를 상대로 외환은행에 송금편의 제공을 부탁한 경로, 송금목적지가 마카오에 개설한 북측 단체계좌임을 사전에 알았는지 여부도 캐고 있다. 특검팀은 최씨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 대로 현대그룹의 대북송금 및 남북경협사업 등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임동원 전 국정원장과 김보현 현 국정원 3차장을 조만간 소환, 조사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특검팀은 지난 8일 김충식 전 현대상선 사장측으로부터 사과상자 2개 분량의 대북송금 증빙자료와 산업은행 대출 관련서류 등을 넘겨받아 검토중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송금 영수증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김 전 사장으로부터 이를 증빙할 수 있는 관련자료를 넘겨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2000년 6월9일 현대전자(현 하이닉스)의 미국과 일본 법인이 런던지사 계좌에 입금한 대여금 1억달러가 현대건설 중동법인인 알카파지가 아니라 북한 관련 계좌로 추정되는 유럽과 아시아 국가에 개설된 계좌로 빠져나간 정황을 포착, 구체적 경위를 조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한진기자 siccu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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