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비자금 한나라유입 단서 포착

`불법 대선자금`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안대희 검사장)는 한나라당 계좌 추적 결과 일부 기업에서 나온 불법 대선자금 가운데 수억원대의 잔여금이 당 공식계좌로 유입된 단서를 포착하고 확인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문효남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날 “한나라당 계좌 7~8개를 추적한 결과 일부 기업체의 비자금이 한나라당 후원회를 거치지 않고 당 계좌로 바로 흘러 들어간 단서를 포착했다”고 말했다. 문 기획관은 돈의 규모와 관련해 “10억원 미만”이라고 밝혔으나 “계좌추적이 이제 시작단계일 뿐”이라고 말해 수사 진행상황에 따라서는 금액이 더 늘어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검찰은 수사대상 기업들의 계좌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수표로 된 비자금이 한나라당 후원회가 아닌 당에 직접 전달된 정황을 잡게 됐으며 한나라당이 이 자금에 대해 영수증 발행이나 회계처리를 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검찰은 이 자금이 대선 이후에 당 계좌에 입금된 점에 비춰 불법 대선자금의 잔여금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입금경위 등을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27일 밤 비공개로 소환한 이계안 현대캐피탈 회장을 상대로 분식회계 등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는지와 현대차그룹이 불법 대선자금을 제공하는데 관여했는지 등에 대해 이틀째 조사를 벌인 뒤 일단 귀가조치 했다. 검찰은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전산자료와 각종 회계자료에 대해서도 정밀 분석작업을 병행하는 한편 현대캐피탈 법인 계좌 등에 대한 계좌추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철수기자 cso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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