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회장의 장기 부재 속에 한화그룹의 임시 선장을 맡은 김연배(사진) 비상경영위원회 위원장(부회장)이 첫 해외 출장으로 이라크를 방문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9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달 16일 3박4일 일정으로 한화건설이 시공 중인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현장을 방문해 임직원을 격려하고 공사 진행상황을 보고 받았다.

지난해 5월 수주한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은 분당과 비슷한 1,830㏊ 부지에 국민주택 10만가구와 도로, 상·하수관로 등을 건설하는 80억달러짜리 건설 프로젝트로 국내 업체의 해외건설 역사상 최대 규모로 꼽힌다. 일정상 이라크 전후 복구사업을 총괄하는 알 아라지 국가투자위원회 의장 등 현지 정부 관계자와 별도의 만남은 갖지 않았다고 그룹 관계자는 전했다.

김 위원장이 4월 말 비상경영위원회 출범 이후 첫 해외 출장지로 이라크 비스마야를 선택한 데 대해 그룹 안팎에서는 프로젝트 추가 수주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 김 회장의 구속 수감으로 사업 수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현지 정부의 우려가 추가 수주에 장애로 작용한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런 상황에서 비상경영위원회 위원장이 취임 이후 가장 먼저 이라크를 방문함으로써 현지 정부의 걱정을 불식시키는 한편 향후 추가 수주에 대한 그룹 차원의 의지를 대외적으로 보여주려 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