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에 봄날오나

외국인 주식 배당금 역송금 수요 힘입어 환율 3원50전 올라 974원


‘외환시장에 봄날이 오나?’ 연초부터 지속돼왔던 원ㆍ달러 환율 하락세가 2억달러 안팎으로 추정되는 외국인 주식배당금 역송금 수요에 힘입어 상승세를 타고 있다. 6일 국내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지난주 말보다 달러당 3원50전 상승한 974원90전으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2월13일(976원80전) 이후 20여일 만의 최고치다. 1월과 2월의 원ㆍ달러 평균환율 983원80전, 970원과 비교할 때 일단 급락세는 진정되고 있는 셈이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엔ㆍ달러 환율이 상승한데다 외국인 주식배당금 역송금 수요 유입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본의 제로금리정책 포기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2월 서비스업지수가 호조를 보여 달러가 강세를 나타낸 점도 원화환율 상승에 보탬이 되고 있다. 외환당국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하락세였던 환율이 (주식) 배당금 수요로 상승세를 보였던 학습효과가 이제 나타나고 있다”며 “올해도 배당금 수요가 약 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일방적인 ‘쏠림현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외환당국은 배당금 수요에 이어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을 단행할 경우 연초 같은 급락장세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모처럼의 원화 환율 상승을 가로막을 대외변수들이 만만치 않다는 데 있다. 일본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시점이 임박한데다 위안화 절상설마저 꾸준히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배당금 수요에도 불구하고 환율 급락세만 모면할 수 있을 뿐 1,000원 회복은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외국계 은행의 한 딜러는 “배당금 수요로 원ㆍ달러 환율이 상승세를 타겠지만 엔ㆍ달러가 115엔선을 이탈할 경우 상승탄력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배당금 수요로 하방경직성은 강화되겠지만 역외가 글로벌 달러 흐름보다 위안화 절상 여부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어 국내 수급상황만 쳐다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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