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의 매각작업이 노조의 과도한 요구로 차질을 빚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와 노동계에 따르면 오비맥주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벨기에 인베브사는 지난 2월 입찰참가 신청서를 접수하는 등 오비맥주의 매각작업을 진행 중이나 노조 파업 등의 영향으로 이달 10일로 예정된 본입찰을 연기했다.
오비맥주 노조는 지난달 파업 찬반투표를 통해 파업을 가결한 뒤 10일 교섭에 진전이 없다며 1,303명의 전 조합원이 파업을 벌여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노조는 사측에 임금 15%를 인상하고 매각대금의 10%를 재투자 및 공정분배금으로 내놓을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측의 한 관계자는 "인베브사가 오비맥주를 인수한 후 재투자를 거의 하지 않았다"며 "배당만 가져간 채 회사를 팔려고 하는 만큼 재투자는 최소한의 요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최근의 금융위기 상황을 감안할 때 임금 15% 인상은 무리한 요구이며 매각대금의 10%를 내놓으라는 것도 전례가 없는 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의 한 관계자는 "매각 이후 고용보장, 노조 인정, 단협 승계 등 노조가 요구하는 모든 것을 수용했는데도 다시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다"며 "임금 15% 인상 등은 누가 봐도 무리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무기한 총파업에 나설 방침이다. 또 매각작업 완료 전에 인수자가 노조와 경영 전반에 대해 협의해줄 것을 요청했다.
업계에서는 노조의 과도한 요구로 인수자들이 부담을 느껴 매각작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기업 매각 때 노조가 고용보장을 얻어내면 충분한 수준 아니냐"며 "노조의 과도한 요구는 매각가격 인하를 가져올 것이고 그렇게 되면 피해는 결국 노조가 입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