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선진 7개국과 러시아 등 8개국 정상회담이 20일부터 사흘간 미국 콜로라도 덴버에서 열린다.이번 정상회담은 70년대 중반부터 정례화한 G7정상회담과는 달리 러시아가 참여함으로써 성격의 변화가 예상된다.
그동안 경제선진국의 모임답게 G7 정상회담의 주요 관심사는 금리 통화 등 경제문제였으나 경제력이 처지는 러시아가 정식회원으로 참여하는 이번 회담에서는 정치문제도 비중있게 다뤄질 전망이다.
정치분야에서 홍콩의 반환과 관련, 중국에 기본협정을 성실히 이행하고 자유 경제체제와 자치를 보장토록 촉구할것으로 예상된다. 중동및 아프리카의 내전과 정치적 불안을 해소하고 안정을 회복할 수 있도록 선진국들의 지원과 경제원조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전쟁같은 특별한 국제분쟁이나 충돌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21세기를 내다본 신 국제질서 창조를 위해 국제적 테러나 조직범죄, 마약거래 단속, 돈세탁 방지, 대량 파괴무기 확산방지, 환경문제 등이 깊이 있게 논의될 전망이다.
경제분야로는 세계경제의 지속 성장속에서 실업방지와 고용창출을 모색하는 전략적 과제가 다뤄질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선후진국이 동반 성장할수 있도록 경제 정책의 공조 문제가 중요하다.
이와 관련, 멕시코사태와 같은 국제금융위기를 막기위한 제도적 장치의 마련이 필요하고 각국의 재정적자 감축, 인플레 억제, 금리 환율의 안정적 운용이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공조 결의가 기대된다.
유럽의 단일 통화인 「유로」의 장래문제와 단일통화 이후 세계경제에 미칠 영향도 토의될 예정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논의되는 것중 특별히 우리의 관심을 끄는 부분은 한반도 안정 문제와 엔화 절상 압력이다.
8개국 정상들은 한반도 문제를 주요 의제로 다룰 예정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아시아 지역 안정을 위해서 한반도 긴장완화와 남북한간 신뢰구축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기 때문에 4자회담 개최와 남북대화를 촉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제분야에서 특히 주목되는 점은 일본 엔화에 대한 절상 압력이 거세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엔화 약세에 따라 일본의 무역흑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을 방관만하고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대로 지속되면 미국과 일본의 무역마찰이 본격화될 우려도 없지 않다.
5월중 일본의 무역흑자는 7천3백83억엔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2배에 이른다. 이는 92년 1월의 3.8배에 이어 사상 2번째 기록이다. 특히 대미 흑자가 3천2백29억엔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53%나 늘어났다. 미국이 좌시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일본이 무역흑자 감축을 위해 엔화 절상을 하면 달러·엔 환율이 1달러당 1백10엔대 이하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고 한국은 반사이익을 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