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골이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BBC는 “아르센 벵거 감독이 한국 대표팀 주장 박주영으로 금맥을 캤다”고 했고 벵거 아스널 감독은 “완벽하게 환상적인 골이었다”고 극찬했다.
벤치에서 칼을 갈아온 박주영(26ㆍ아스널)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컵 대회에서 마침내 잉글랜드 무대 데뷔골을 터뜨렸다. 26일(이하 한국시간) 런던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칼링컵 16강 볼턴과의 홈 경기에 선발 출전한 박주영은 1대1 동점이던 후반 12분 역전 결승골을 작렬, 팀의 2대1 승리를 완성했다.
지난 시즌 프랑스 리그 AS모나코에서 뛰다 올 시즌을 앞두고 빅 클럽 아스널로 이적한 박주영은 그동안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벤치만 달궈왔다. 시즌 개막 뒤 두 달이 훨씬 지나도록 4부 리그 팀과의 칼링컵 경기에서 71분을 뛴 게 전부였다. 매번 관중처럼 앉아서 관전하거나 몸만 풀다가 짐을 싸곤 했던 박주영은 한 달여 만에 두 번째 기회를 잡았고 8강행의 주인공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했다.
이날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안드레이 아르샤빈의 패스를 받자마자 때린 박주영의 슈팅은 골키퍼의 손을 피해 안쪽으로 휘어 오른쪽 골망을 뒤흔들었다. ‘기도 세리머니’를 마친 박주영에게 모든 동료들이 달려와 축하를 건넸고 골을 넣은 이가 박주영임을 알리는 장내 아나운서의 목소리에 홈 팬들은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골 장면 외에도 동료들과의 긴밀한 호흡과 강력한 중거리슛 등으로 90분 동안 제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한 박주영은 리그 데뷔전도 조만간 치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벵거 감독은 경기 후 “박주영의 경기력에 무척 만족한다. 움직임은 특별했고 마무리는 환상적이었다. 훌륭한 선수임을 충분히 입증했다. 리그 경기에도 나설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4승1무4패(승점 13)로 리그 7위인 아스널은 29일 오후8시45분 강호 첼시와 리그 10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한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30)도 올더숏타운(3부 리그)과의 칼링컵 16강에서 시즌 4호 도움을 올리며 3대0 완승에 힘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