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진단/생체인식 기술] 보안성 탁월·분실우려 없어 급성장

[심층진단/생체인식 기술] 보안성 탁월·분실우려 없어 급성장 국내 20여개 업체중 10곳 원천기술 획득 전자상거래와 사이버뱅킹 이용이 보편화하면서 ID와 패스워드 노출로 인한 피해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실제 지난 9월에는 모 은행 직원이 고객의 통장계좌와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타인계좌로 3억여원을 빼돌리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또 다른 사람의 주식 ID와 비밀번호를 도용, 피해를 입히는 사례도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 이메일 계정을 해킹, 개인정보를 침해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관련기사 이제 몇 자리 수의 패스워드만으로는 안심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좀 더 보안성이 뛰어난 제품이 관심을 끌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생체인식장비. 지문이나 홍체ㆍ정맥 등 신체특성을 이용, 신원을 파악하는 생체인식기술은 보안성이 우수하고 분실의 우려가 없어 최근 주목받고 있다. 생체인식기술 수준과 시장상황, 앞으로의 시장을 전망해본다. ◆생체기술 분야와 특징 생체인식이란 생리학적인 특성과 행동상의 특이점을 기반으로 신원(Identity)을 확인하는 방법. 패스워드나 개인식별번호(PIN)의 문제점이 노출되면서 최근 전자상거래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관심을 끌고 잇다. 생체인식의 장점은 인식되는 시점에 사용자가 실제 존재해야 한다는 것. 현재 지문ㆍ홍채ㆍ망막ㆍ음성ㆍ얼굴ㆍ손ㆍ정맥 등 다양한 형태의 생체측정시스템이 개발되고 있다. 생체측정방법에는 목소리나 서명 같은 행동적 특성과 지문ㆍ홍체와 같은 물리적ㆍ생리적 특성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크게 구별된다. 이 가운데 가장 오래 됐고 널리 사용되는 것이 지문인식. 생체 인식시스템의 가장 중요한 요건은 신체부위가 동일한 사람은 하나도 없어야 한다는 점이다. 지문인식시스템을 이 같은 조건을 만족시킨다. 지문은 땀샘이 융기해 일정한 흐름을 형성한 것으로 태어날 때의 모습은 이변이 없는 한 평생동안 변하지 않는다. 지문은 식별 성능에 대한 신뢰도, 안정도 및 인식속도가 다른 생체인식보다 높아 가장 효율적인 인증 방법으로 이용되고 있다. 지문 다음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이 홍채와 망막. 망막 표면의 혈관패턴이나 홍채에 형성되는 무늬는 태어난 이후 만 3세 이전까지 대부분 형성되며 일란성 쌍둥이라도 서로 다르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또한 특별한 외상이나 심각한 질병에 걸리지 않는 한 평생동안 변하지 않는다. 특히 홍채는 망막과 달리 눈의 표면에 위치하기 때문에 안구 질병에 영향을 받지 않고 눈의 충혈과도 상관이 없다. 다른 생체인식시스템에 비해 정확도가 높은 것. 때문에 고도의 보안이 요구하는 곳에서 사용하면 유용하다. 반면 인식장치가 크면서 가격이 비싸고 실시간 작동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손등의 정맥 패턴을 통해 신원을 확인하는 방법도 있다. 쌍둥이라도 정맥모양은 서로 다르다. 정맥인식 방법은 사용자의 거부감을 줄일 수 있고 지문 또는 손가락이 없는 사람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음성인식도 생체인식의 한 가지. 음성 인식에 관한 연구는 약 40여 년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그 동안 많은 변화를 거듭해 왔다. 음성인식은 원격지에서도 통신망을 통해 사용자인증을 수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사람의 목소리도 항상 일정하지 않으며 소음이 많거나 잡음이 발생, 인식률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녹음기와 실제 목소리를 구별해내는 것도 풀어야 할 과제다. 이외에도 얼굴인식ㆍ장문(掌紋)ㆍ서명인식 방법이 있다. 얼굴인식 방법은 이용자가 편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나이가 들거나 얼굴각도에 따른 변화까지 인식하기에는 아직 기술수준이 떨어진다. 장문 인식방법은 손가락 길이와 손 모양으로 신원을 파악하는 것. 서명인식방법은 전자패드에 직접 서명하는 방법으로 사내결제 등에 이용한다. ◆기술개발 잇따라 얼마 전 정보통신부는 생체인식산업 활성화에 적극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생체인식 분야의 국내 산업과 기술력 현황 파악에 나서는 한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렷畸뮐ㅊ맏맬<씽?(KISA) 등과 공동으로 시장분석에 따른 종합적인 육성방안을 수립키로 한 것. 또 제품성능에 대한 평가제도를 도입, 기술경쟁 및 시장활성화를 촉진하고 우수한 국산 제품에 대해서는 해외 시장 진출 및 수출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생체인식이 이제 어엿한 산업분야로 인정 받았다는 얘기다. 현재 국내에는 현재 20여 개의 생체인식시스템업체가 있다. 이 중 원천기술을 획득한 업체는 10개 미만. 지문인식분야에는 패스21, 니트젠, 시크롭, 휴노테크놀로지, 보고테크, 유니온커뮤니티, 시큐원 등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으며 홍체 인식분야는 알파엔지니어링과 LG전자, 넥스턴은 정맥인식, 핸디콤은 장문인식분야에서 앞서 있다. 패스21(대표 김석구)은 다이너스카드와 제휴를 맺은 데 이어 최근에는 한빛은행과 손잡고 내년 1월부터 인터넷 뱅킹에 생체인증 시스템을 도입, 고객에게 서비스하기로 합의했다. 휴노테크놀로지는 지문인식기술을 이용, PC 사용자 정보와 데이터 보안용 소프트웨어 '매직시큐어FP-2000'을 선보이고 있다. 니트젠(대표 안준영)은 지문인식 알고리즘, 센서, 애플리케이션 HWㆍSW를 모두 보유한 것이 장점. 최근 미국의 자매회사인 시큐젠을 통해 지문인식기술을 세계적인 정보통신업체인 노벨의 SW에 접목키로 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 받고 있다. 이 회사는 지문인식 마우스로 지난 7월 일본에서 열린 '넷월드+인터롭2000 도쿄' 행사에서 특별상을 받기도 했다. 씨크롭(대표 이기덕)은 캐나다의 키네틱사이언스인코퍼레이션(KSI)를 인수, 지문인식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앞으로 미주 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홍체인식 분야도 달아오르고있다. 알파엔지니어링(대표 이등구)은 연세대 컴퓨터비전 연구실 김재희 교수팀과 공동으로 홍채인식 보안시스템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이 회사는 내년 3월께 상용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넥스턴(대표 김영훈)은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정맥인식기를 독자 개발, 최근 과학기술부로부터 국산신기술(KT)마크를 받았다. ◆과제 생체인식 시장은 장미빛이다. 그러나 빠르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해결돼야 할 과제도 있다. 우선 기술개발. 지문 인식기의 경우 민감도에 인식률이 천차만별이다. 땀이 나거나 손가락이 조금만 흔들려도 인식을 못하는 경우도 있다. 사용방법이 번거로운 것도 문제다. 이 때문에 일부 업체는 지문인식 출입통제 시스템을 아예 해제해 놓기도 한다. 또 생체인식 장비는 여전히 고가다. 때문에 금융거래 등에 일반인들이 이용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대대적인 투자가 필수적인 것. 또 정부나 금융기관의 정보독점에 대한 사용자의 '빅 브라더' 공포도 불식시켜야 한다. /문병도기자 d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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